못한 때이므로 할례를 바치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할례를 할 엄두를 내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오늘날이면 할례로 인한 상처쯤은 한 주일이면 거뜬히 낫겠지만, 당시에는 덧나면 한두 달씩 가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 땅에서 구출해 내기 위해 일을 시작한 무렵에는 이스라엘 민족은 저마다 할례를 이미 받았지만, 시일이 10년, 20년 지나감에 따라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가운데는 할례를 받지 않은 자들이 많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주위 환경의 여하를 막론하고 여호와의 명령을 준행하는 것이 도리임에도 불구하고 모세가 거느리는 이스라엘 민족 중에 이처럼 할례를 받지 못한 무리가 날로 늘어간 것은 모세의 불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즉 그것은 여호와의 말씀에 순종치 않는 죄과였던 것입니다.
할례는 여호와와 인간 사이의 언약의 표시로, 그것은 율법 이전의 것입니다. 즉 할례로 하나님의 백성을 정해 놓고 나서 그 백성들이 지킬 율법이 필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국 사람이 미국 시민권을 먼저 얻은 연후에 미국 시민으로서 지켜야 할 미국 법률이 적용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아브라함을 택하여 믿음의 조상으로 삼고, 그와 그 자손에게 할례를 바쳐서 여호와의 백성을 만든 다음에, 모세를 통하여 이들이 지킬 율법을 주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을 할례의 조상이라고 한다면 모세는 율법의 조상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