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7

한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이 다메섹에 가는 도중에 주께서 직접 육성으로 “사울아!” 하고 불러 당신의 사람을 만든 후에 이방 전도의 지시를 내린 것입니다.

(2) 베드로와 바울의 대립

그런데 막상 이방인에게 주의 도를 전하려고 하니 큰 장애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할례였습니다. 우상을 숭배하는 이방인들을 주의 품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만 해도 난사 중의 난사인데, 그들에게 이스라엘 백성처럼 양피 가죽을 베어 피를 내라고 강요한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 할례를 폐지시킨 것입니다. 아니 바울이 폐지시킨 것이라기보다 하늘에서 그렇게 지시를 내린 것입니다. “대저 표면적인 유대인이 유대인이 아니요, 표면적인 육신의 할례가 할례가 아니라. 오직 이면적인 유대인이 유대인이며, 할례는 마음에 할지니, 신령에 있고 의문(儀文)에 있지 않다.”(롬2:28-29) 이것이 바울의 주장이었습니다. 즉 할례란 마음에 할 일이지, 형식적으로 양피만 베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모든 것을 ‘외모를 보지 않고 중심을 보시는’ 주님의 말씀과 부합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바울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은 몇 안 되고, 많은 율법주의자들이 펄쩍 뛰면서 심지어 이단으로 몰기까지 하였던 것입니다. 수천 년 이래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유일한 증거요, 주님과 세례 요한도 받은 할례를 바울이 폐지하다니, 말도 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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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바울에게 음으로 양으로 중상과 모략과 핍박이 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어제까지도 주를 믿는 성도를 잡아 죽이려고 날뛰던 자가 웬 엉뚱한 소리를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조금도 굽히지 않았습니다.

실상 할례란 육에 인치는 것으로, 마음에 인치는 성령의 그림자에 불과한 것입니다. 만일 바울의 주장이 온전치 못한 것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얼마 못 가서 고꾸라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이방 전도를 위한 사도 바울이 없었던들 우리도 예수를 믿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바울은 다만 할례를 폐지시키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폐지시키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진대, 반드시 그에 대치될 새것이 등장하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곧 성령이며, 성령은 할례가 육에 인치는 것과는 달리, 우리 마음과 생각에 인을 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켜야 할 율법이 달라집니다. 즉 할례 받은 백성은 육의 율법인 10계명을 준수하지만, 성신을 받은 자는 영의 자유 율법을 지켜야 합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베드로와 바울 사이에는 할례에 대하여 견해 차이와 갈등이 생겼을까요? 여호와께서 베드로와 바울에게 준 성신은 같지만, 사명과 은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만일 베드로를 통하여 죄악 세상에 종지부를 찍는 사명을 다할 수 있었던들, 바울은 등장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종 바울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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