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7

보고 바울은 기가 막혔던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그를 사람들 앞에 불러 세우고 책망하였습니다. “당신이 유대인답게 살지 않으면서 어떻게 이방인을 유대인답게 살게 할 수 있겠소!”(갈2:14) 즉 당신의 행실이 그렇게 표리부동해 가지고 어떻게 이방인을 믿음 가운데 이끌어 들일 수 있겠소 ― 하는 책망이었습니다. 당초에는 사도라는 칭호도 얻지 못한 바울이 자신을 가리켜 “12사도보다도 더 크다.”(고후12:11)고 한 말이 어떤 동기에서 나왔는지 우리는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하나님께서는 바울에게 새로운 하늘의 법도를 주신 후로 베드로를 비롯한 12사도들에게 달리 지시를 주지 않고 은혜를 서서히 거두어들였던 것입니다.

(6) 율법과 은혜

“믿음이 오기 전에 우리가 율법 아래 메인바 되고, 계시될 믿음의 때까지 갇혔느니라. 이와 같이 율법이 우리를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몽학선생(蒙學先生)이 되어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얻게 하려 함이니라. 믿음이 온 후로는 우리가 몽학선생 아래 있지 아니하도다.”(갈3:23-25) 이것은 모세의 율법에 대한 사도 바울의 해명입니다.

할례와 동시에 모세의 율법도 정식으로 폐지시킨 분이 바로 사도 바울이었습니다. 이것은 할례를 일단 폐지시키면 자연히 뒤따라야 할 일이었지만, 막상 수천 년 동안이나 지켜 오던 하나님의 법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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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7

율례를 하루에 뒤엎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는 처음에 이 막중한 사명을 마칠 수 있는 그릇을 12사도들 중에서 물색했으며, 그것이 여의치 않게 되자 120문도들 가운데서 찾았던 것입니다. 당신이 성령을 충만히 부어 준 이들 중에서 택하는 것이 극히 자연스러운 처사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세심하게 찾아보아도 바울만 한 그릇이 없는 고로 할 수 없이 바울을 택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르는 번거로움과 애로는 물론 주님께서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 번거로움이란 주님의 성령으로 바울에게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직접 바울과 접촉하는 일이었습니다. 바울은 주가 살아 계시다는 것을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울이 다메섹으로 가는 도중에 주님이 직접 그에게 나타나셔서 육성으로 불렀던 것입니다. 그리고 애로란, 바울이 당시에 주님을 대적하여 기독교인을 잡아 죽이는 일에 앞장섰으므로 그의 말이 당신의 백성들에게 좀처럼 먹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것은 바울로서는 하나님의 일을 시작하자마자 부딪치는 장벽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런 번거로움과 애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바울을 택한 것은 결코 바울이 예뻐서가 아니라, 여호와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기 위한 부득이한 조처였던 것입니다. 여호와의 일은 너무나 벅차 얌전히만 자란 성도로서는 감당키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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