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는 바로 앞에 가서 여호와의 지시대로 지팡이로 이적을 행하여 자기가 여호와의 종임을 알리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때 여호와께서는 바로의 마음을 완고하게 만들어 그는 모세를 좀처럼 인정하려 들지 않았습니다.(출4:21, 7:13) 자기 나라 술객(術客)들도 이런 이적쯤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사실입니다. 만일 이때 바로가 곧 모세를 인정하고 이스라엘 민족을 풀어 주면, 금세 후회하고 취소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여호와는 그의 마음을 강퍅하게 하여 모세에게 자기가 하나님의 종임을 충분히 입증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모세로 하여금 애굽 왕실에서 쫓겨나게 하여 호화로운 궁중 생활과는 전혀 딴판인 양치는 목자의 생활을 시킨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쓸쓸한 허허벌판을 무대로, 양을 치는 원시적인 미개인 생활에서 비롯되는 갖은 고생을 달게 받으면서, 미리 단련을 쌓아 앞으로의 큰일에 대비하도록 한 것입니다. 특히 양치는 목자의 생활은 동족을 인도하는 내일의 영도자로서 안성맞춤인 수련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모세는 40년 동안의 화려한 궁중 생활에서는 상상도 못할, 쓰라린 시련을 견디면서 인생의 안팎을 고루 체험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모세가 80세가 되어 양을 몰고 호렙산에 이르렀을 때 떨기나무에 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떨기나무는 전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 불은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