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9

지나 양의 피가 깨끗하지 못하고, 심지어 아론의 반차를 좇는 제사장 자신도 죄에서 놓여나지 못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구약시대에는 죄에서 완전히 놓여난 사람이 있을 수 없습니다. 모세, 여호수아, 이사야, 그 밖의 어떤 위대한 선지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욥15:14)라고 말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구약시대에는 의인이 될 수 있는 길이 완전히 두절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깨끗한 주의 피로 제사 드리는 신약시대는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이와 같이 온전치 못한 것은 폐하고, 온전한 것으로 대치할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대치는 하나님의 깊으신 예정 가운데 이루어지며, 따라서 때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는 율법에 매어 저주 아래 있는 백성들을 건지시기 위해 주님을 이 땅에 보내어 길을 열어 놓은 것입니다. 즉 주님이 십자가에서 단번에 드린 제물이 되심으로써 ‘모세의 율법’을 폐하고 ‘자유의 율법’으로 대치하는 동시에, 아론의 반차를 좇는 제사장의 제사를 폐하고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는 제사장의 제사로 대치시킨 것입니다.

(4) 영광에의 길

히브리서에서도 주위 사람들이 “젖이나 먹고 단단한 음식을 먹지 못하는 자들”(히5:12)이라 상세히는 이야기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율법이 달라짐과 때를 같이하여 불완전한 아론의 반차를 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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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9

지 않고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는 다른 제사장을 세울 필요가 있는 까닭을 대충 설명하였습니다.(히7:11 이하 참조) 그리고 “옛 계명이 연약하며 무익하므로 폐하고 이에 더 좋은 소망이 생기니, 이것으로 우리가 하나님께 가까이 간다.”(히7:18-19)고 덧붙여 말하였던 것입니다.

베드로는 바울과 견해를 달리하였습니다. 그는 성신을 받으면 된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매우 소박한 목회자였으나, 바울은 말씀으로 다듬어 세워 믿음을 튼튼히 다져 가는 목회자로 볼 수 있습니다. 성령을 받고서도 폐지된 모세의 율법을 지켜 나간다는 것은 마치 양복을 입고 갓을 쓴 격이라고 하겠습니다.

하긴 베드로 이후 2,00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에도 많은 교인들이 모세의 율법을 여전히 숭상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성령을 받아 율법이 마음과 생각에 기록되면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는 대제사장과 연결됩니다. 다시 말해서 주와 연결되어 은혜를 받으면 반드시 율법이 마음과 생각에 기록되며, 은혜를 많이 받을수록 이 율법이 더욱 세밀히 기록됩니다. 그리하여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자기의 신앙생활을 잘 이끌어 나가게 됩니다.(약2:12)

반대로 마음과 생각에 율법이 기록되지 못한 사람은 주님과 연결되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모세의 율법 아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세의 율법을 충실히 지켜야 합니다. 이 단계를 거쳐서 자유의 율법에 이르게 되기 때문입니다.(갈3:24) 주께서 율법을 더욱 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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