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8

로 없습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이 택한 선민이라는 긍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모세 율법 아래 있는 민족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자신도 이 땅에 오셔서 모세 율법을 걸림돌로 여기고 계셨지만, 이에 대해 논란을 하게 되면 예기치 않은 핍박의 화살이 날아올 것이 빤하므로 모세 율법을 조심스럽게 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주님은 “내가 너희들에게 율법을 폐하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다만 온전케 하러 왔노라.”(마5:17)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주님의 의도를 알아야 합니다. “내가 너희들에게 율법을 폐하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는 말씀에는 “폐하기를 바란다.”는 뜻이 숨어 있습니다. 당시에는 이 문제가 너무나도 논란이 심하니까 “폐하러 온 게 아니다.” 하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온전케 하러 왔다.”는 말씀 가운데 주님의 진정한 의도가 나타나 있습니다. 즉 주님이 모세 율법을 온전케 하러 오셨다면, 그 모세 율법은 온전치 못하다는 얘기가 됩니다. 만일 모세의 율법이 온전하다면 주님께서 모세 율법을 온전케 하러 왔다는 말씀을 하실 리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말씀은 율법의 불완전함을 사실상 드러낸 것입니다. 즉 주님은 모세 율법의 허점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에 모세 율법의 아성을 나사렛 목수의 아들의 신분을 가지고, 아니 하나님의 아들이라 할지라도, 허물기에는 사실상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열두 제자들까지도 주님을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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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동안 따라다녔지만, 모세 율법을 숭상했던 것입니다.

그 후 바울이 모세 율법을 변경시키라는 명령을 주님으로부터 받아가지고 등장합니다. 그리하여 모세 율법을 밀어내기 위해서는 우선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브라함의 언약을 파기하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언약이 살아 있으면 모세 율법도 살아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주님으로부터 특명을 받았습니다. 그게 뭐냐 하면, 할례를 폐지시키는 것이었습니다.

할례는 하나님과 아브라함 사이에 맺어진 언약입니다. 그 언약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수천 년 동안 유지되어 왔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할례 때문에 선민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었습니다. 할례는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표시였기 때문입니다. 그 할례를 하나님과 주님께서 바울에게 폐지시키라 하신 겁니다.

이것을 폐지시키는 일은 결코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하나님과 주님의 뜻이라 할지라도, 따르는 사람들이 납득해야 하는 겁니다. 그걸 납득하지 못하면 일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할례제도를 간신히 폐지시켰습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도 모세 율법 자체를 폐지시키지는 못했습니다.

만일 모세 율법을 폐지시켰던들, 오늘날 기독교는 할례를 받지 않아도 되듯이, 모세 율법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전 기독교에 관한 얘기입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에게만 관계되는 얘기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대단히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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