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1

그런데 그분이 만들어 낸 거북선의 제작법이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그 바람에 이순신 장군이 돌아가니 거북선을 제작하는 기법을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그 기법이 후진들에게 인계됐어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텐데, 그만 기법의 맥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그렇지 않고 그 기법이 전수되었더라면 아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최초로 잠수함을 만들어 내었을 겁니다.

저도 옛날 초상화를 배울 때, 선생이 깊은 요령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주와 오징어를 갖다가 대접했는데, 술이 얼큰하게 오르니까 방심하여 조금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 덕택에 돈벌이를 좀 했습니다.

전에 이화여대 화학 교수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햇살에 얼굴이 그슬리지 않는 ‘썬 크림’이라는 걸 만들 때, 제가 같이 종사한 적이 있습니다. 밥벌이를 하기 위해 저는 안 해 본 게 없습니다. 그런데 하다가 망하고, 하다가 쫓겨나고, 만날 이러기 때문에 하나도 끝까지 해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사진관을 할 때, 장사가 잘 안 된다고 어떤 사람에게 말했더니, “이 선생은 사진관이 잘되면 안 됩니다. 이 선생은 사진관 할 사람이 아닌데, 그거 잘되면 사진에만 매달리게 됩니다.” 이러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진관 할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망해야 한다 이겁니다. 오늘에 와서 보니,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옛날 알렉산더 대왕이, 큰 통나무 속에 사는 철학자 디오게네스를

128 에덴의 메아리12권
Chapter 11

찾아가서 소원이 뭐냐고 묻자, “왕이시여, 지금 왕이 태양을 가리고 있으니 좀 비켜 주십시오. 그게 내 소원입니다.” 하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궁궐에 사는 알렉산더 대왕이 나무통 속에 사는 디오게네스만큼 행복했겠습니까? 행복은 정신 자세, 즉 마음가짐에 달려 있습니다.

하나님은 외모를 보시지 않고 중심을 보십니다. 여러분이 어제까지 어떤 잘못이 있어도, 오늘 뉘우치고 잘해 보겠다고 결심할 때에는 주의 종이 어제의 잘못을 안 봅니다. 오늘 잘하는 걸 귀하게 여깁니다. 어제까지 잘못한 사람이 오늘 잘하려면 보통 각오로는 안 됩니다. 그래서 그 각오를 높이 사는 겁니다. ‘저 놈은 틀렸어. 언제까지나 매한가지야.’ 하고 단정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주님은 사람을 그렇게 보시지 않습니다. 어제까지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새롭게 살려고 할 때, 그는 실수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실수하지 않은 사람보다도 앞으로 어려움을 잘 이겨 나갈 수 있는 겁니다. 그걸 ‘연단’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뉘우치지 못하여 만날 똑같은 생활을 되풀이하면 가망이 없습니다.

우리 역사는 참으로 고독합니다. 여러분 중에는 앞선 역사에 동참했던 분이 대부분이고, 일반교회에서 오신 분도 더러 있습니다. 여러분의 환경과 생활은 다를지라도 소망은 같습니다. 그 나라에 가려는 소망 말입니다. 여러분은 이 소망 하나를 바라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개성이 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이런 개성으로 살고,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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