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분이 만들어 낸 거북선의 제작법이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그 바람에 이순신 장군이 돌아가니 거북선을 제작하는 기법을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그 기법이 후진들에게 인계됐어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텐데, 그만 기법의 맥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그렇지 않고 그 기법이 전수되었더라면 아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최초로 잠수함을 만들어 내었을 겁니다.
저도 옛날 초상화를 배울 때, 선생이 깊은 요령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주와 오징어를 갖다가 대접했는데, 술이 얼큰하게 오르니까 방심하여 조금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 덕택에 돈벌이를 좀 했습니다.
전에 이화여대 화학 교수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햇살에 얼굴이 그슬리지 않는 ‘썬 크림’이라는 걸 만들 때, 제가 같이 종사한 적이 있습니다. 밥벌이를 하기 위해 저는 안 해 본 게 없습니다. 그런데 하다가 망하고, 하다가 쫓겨나고, 만날 이러기 때문에 하나도 끝까지 해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사진관을 할 때, 장사가 잘 안 된다고 어떤 사람에게 말했더니, “이 선생은 사진관이 잘되면 안 됩니다. 이 선생은 사진관 할 사람이 아닌데, 그거 잘되면 사진에만 매달리게 됩니다.” 이러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진관 할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망해야 한다 이겁니다. 오늘에 와서 보니,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옛날 알렉산더 대왕이, 큰 통나무 속에 사는 철학자 디오게네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