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마라. 스스로 하게 놔둬라.” 하고 당부하십니다. 주님은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지상에서 실제로 일하는 건 주님이 아닙니다. 제가 가만히 있으면 일이 안 되잖습니까? 일은 제가 해야 합니다. 고생문이 훤한 걸 저는 잘 압니다. 뭐 하나라도 여건이 되어 있길 합니까? 여러분의 처지가 빤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주께서 지시하신 대로 해 나갑니다. 그렇게 해서 일이 되어 가니 저도 신기합니다. 그러나 실로 걱정이 떠날 날이 없습니다.

저도 육을 입고 있으므로 걱정스러운 일이 있으면 잠을 설치고, 잠을 설치면 몸이 고달픕니다. 언제 한 번 편안하게 쉴 새가 없습니다. 안과 밖으로 들어오는 시련은 말도 못하는 겁니다. 아마 일반 사람 같으면 벌써 쓰러졌을 겁니다. 성령이 지켜 주시니까 이만큼 버티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견디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역사가 이렇게 이루어져 가고 있습니다.

한편, 하나님께서 “이걸 해 줘.” 하고 요구하시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입니까? 그때 저는 “하나님이 가까이 계실 때에 부르라. 만날 만한 때에 찾으라.”(사55:6)는 말씀을 상기하게 됩니다.

유명한 교회에서 열심히 믿다가 죽으면 어떻게 됩니까? 목사님들이 열 명, 스무 명 와서 찬송을 불러도 그 시체는 숯덩이처럼 되어 꼬여 갑니다. 도리가 없는 겁니다. 유명한 목사들이 다 와서 예배를 드린다고 그 썩은 시체가 아름답게 변합니까? 이것은 이 시대의 비극입니다.

40 에덴의 메아리14권
Chapter 3

저는 주님께 그 설명을 듣고 아찔했습니다. 그리고 “할 수만 있으면 이 잔을 내게서 멀리해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신 주님을 생각하게 됩니다.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하나님께 그런 기도를 드렸겠습니까?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하는 것입니다. 저도 그와 비슷한 생각을 할 때가 많았습니다. “꼭 제가 해야 합니까? 다른 교회에 신도들이 이렇게 많은데, 그들을 통해서는 안 되겠습니까?” 이렇게 하소연도 했던 겁니다.

청량리에서 처음 우리 역사를 시작했을 때, 전에도 말했지만 하늘에서 조그만 단상으로 광채가 내려오면서, “네가 선 곳은 거룩하니라. 그것은 바로 내 섭리가 너와 함께하기 때문이니라.”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그걸 누가 믿겠습니까?

저는 미국에 갈 때 비행기 창밖을 내다보면서 생각했습니다. ‘기독교가 미국을 거쳐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데, 어쩌다가 한국에 이런 큰 역사가 일어났는가? 앞선 역사는 그렇게 망가지고, 그 뒤를 내가 맡아서 하다니.’ 하고 걱정이 앞서는 겁니다. 물론 말할 수 없이 감사도 느낍니다. 그러면서도 두려운 겁니다.

뉴욕에 가니 추운 밤에 교인들이 나와서 기다립니다. “이 추운데 뭐하러 나오셨습니까?” 하고 내가 말하자, “하나님의 사람이 멀리서 오시는데 무슨 말씀입니까?” 하고 눈물이 글썽한 그들을 보니 ‘내가 피곤해도 잘 왔구나.’ 싶었습니다. ‘세상이 뭐라고 해도, 이렇게 나를 따르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멀어도 와야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에덴의 메아리14권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