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께서 지시하신 상대인데.’ 하고 참습니다. 또 아내에게 최대한 잘해 주려고 애씁니다.

올해도(2000년 당시) 12월에 접어들었습니다. 2000년이 저물어 갑니다. 금년에는 축구장 때문에 현장에서 살았습니다. 육신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저는 하나님이 나한테 큰 직분을 주신 것을 감사할 뿐입니다. 사람은 살다 죽게 마련인데, 그래도 주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보람된 일입니까!

나는 여러분이 주시는 용돈을 그대로 저축하여 알뜰하게 살아왔습니다. 그것으로 하나님의 역사에 조금이나마 보태면서 일해 가고 있는데, 여러분에게 본을 보이려고 억지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지도자는 지도자가 가는 길에서 자기와 싸워야 하고, 양떼들은 양떼들이 가는 길에서 자기와 싸워야 합니다.

나는 성회장님들에게 왜 그랬습니까, 왜 저랬습니까, 하고 한마디도 나무라지 않습니다. 왜냐? 성회장이면 인격을 갖춘 분들입니다. 신앙도 나보다 연조가 깊은 분들이 많습니다. 내가 구태여 이래라저래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본인들이 다 알아서 하는 겁니다. 나는 영적인 것만 가르쳐 주면 되는 거지, 그 나머지까지 관여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 참견하지 않습니다.

저는 동대문 을구 전도관에 다닐 때, 현재 우리 하천석 선교원장님을 관장님으로 섬겼던 사람입니다. “영수야.” 하면 “예.” 이렇게 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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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반대입니다. 선교원장님이 저에게 고개를 숙이고 정중하게 대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교만을 부리지 않습니다. 언제나 옛날 내가 섬겼던 분인 것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최병식 장로님은 우리 역사를 시작할 때 제일 먼저 온 사람이고, 송 실장도 나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김해성 성회장이나 박상석 성회장도 연상이지만, 내가 반말을 합니다. 그쪽에서 날 어려워합니다. 그러나 선교원장님에게는 제가 농담을 하지 않습니다. 우리 신정철 장로님은 저보다 나이가 위지만 “신정철.” 이렇게 부르며 농담을 해도, “하천석.” 하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한때 하나님의 역사에서 선배로 섬겼기 때문에 예의를 지킵니다. 그것은 내가 나의 과거를 잊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에는 앞선 역사에 몸담고 충성한 사람이 많습니다. 여기 경비를 보는 분이 박병혁 집사인데, 덕소 신앙촌에서 장로님 댁의 경비를 했던 사람입니다. 신화봉 집사는 장로님을 가까이 모시고 열심히 봉사하던 사람입니다. 얼마 전에 돌아가신 정환택 장로님은 제가 섬기던 간사님입니다. 성가대를 지휘하는 이헌영이나 백천웅 같은 분은 제가 높이 우러러보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한 번 데었으면 됐지.’ 하고 하나님의 역사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감람나무 역사가 나름대로 회복되고 있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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