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5

이라는 것을 각오하고 살아왔지만, 막상 죽음이 다음 날 닥칠 것을 내다보시는 주님께서는 자기 자신이 약해지는 것을 느꼈던 것입니다. 피할 마음이 앞섰던 고로 “아버지여, 할 수만 있으면 이 쓴잔을 멀리해 주옵소서.”(마26:39) 하고 기도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시다가, 주님의 행동이 위태로운 고로, 급히 천사를 시켜서 주님에게 힘을 주시니, 주님이 죽음이 두려워서 떨다가 다시 죽음과 싸울 각오가 생긴 것입니다.(눅22:43) 그리고 다시 기도하십니다. 다시 기도하다가 중단하시고 다시 한 번 예루살렘 성을 내려다보십니다.

지금 같으면 전깃불이 있어서 화려하지만, 그때에는 어두운 가운데 예루살렘 성 문턱만 횃불이 켜 있었습니다. 멀리 불꽃을 바라보시던 주님은 내일 날이 밝으면 처참하게 당하실 것을 내다보시다가 다시 제자들한테 내려와서 바라보니, 제자들은 다 잠이 들었습니다.

“너희가 나와 함께 있고자 하나 몸이 약하여 쓰러져 자는구나.” 주님은 한 바퀴 도신 후에 다시 또 기도하는 장소로 가셨습니다. 다시 무릎을 꿇고 하나님 앞에 기도하실 적에 두 번째 기도야말로 피나는 기도였습니다. 한 2, 30분을 싸우고 몸부림치는 기도야말로 주님께서는 사생결단을 내는 기도입니다. 그 기도에서 지면 죽음을 맞이할 수 없는 겁니다. 그 기도에서 주님은 승리하신 겁니다.

조금 전까지 제자들을 보기가 민망하여 ‘내가 죽게 되었다. 정말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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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5

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하고 답답한 심정을, 전율과 공포를 느끼시던 주님입니다. 당신이 기도로써 그 고비를 넘기고 죽음을 각오하는 순간, 마음이 태평해졌습니다. 그러한 장면을 이상 중에 저에게 보여주신 고로 제가 봤습니다.

주님이 죽음을 맞이할 각오와 채비를 하고 계실 적에, 먼발치에서 불빛이 비치면서 가롯 유다가 선두에 서서 무리가 옵니다. 그는 여러 사람들이 있는 가운데, 키스로 이 사람이 바로 예수라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주님은 붙들려 가는 순간부터는 아무 저항을 안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이사야를 통해 예언된 말씀을 수십 차례, 수백 차례 보신 것입니다. 이미 이사야 선지자는 주님이 그런 고통을 당하러 갈 적에, 도살장에 끌려가는 가축처럼, 털 깎이는 양이 끌려가는 것처럼, 아무 말 없이 끌려갈 것을 예언한 것입니다. 거기에 더불어서 빌라도 앞이나 누구 앞에 가서 힐문을 당할 때에도 일체 답변을 말라는 예언자들의 지시가 있는 고로, 주님은 끌려가시면서도 일체 말씀을 안 하셨습니다.

제일 고통스럽게 창피를 준 자가 대제사장 가야바였습니다. 이 가야바는 여러분들도 이다음에 영의 세계에 가면 보게 될 것입니다. 그 가야바가 심문하고 사람들이 주님을 향해서 침을 뱉고 주먹으로 때린 후에 빌라도 총독에게 넘겼을 때에도, 빌라도 총독하고 주님 사이에는 대화가 별로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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