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5

주님이 빌라도 뜰에서 얻어터지고 매 맞고 또 다시 끌려갈 적에는 어제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와 같은 심리적 고통은 겪지 않으셨습니다. 이미 각오가 되어 있고, 그 고비를 넘긴 고로, 채찍이 오고 말할 수 없이 주먹세례가 날아와도 주님은 그네들에게 노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하나님께서 보내신 천사로부터 힘을 받은 주님은 죽음을 맞이할 태세가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그런고로 빌라도는 이상히 봤습니다. 채찍으로 그를 시험해 봐도 아무 말을 안 합니다. 보통 죄수들은 자기 죄를 변명하려 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모든 것을 아시는 고로, 일체 묵비권을 행사하셨습니다.

빌라도는 이상히 여겨서, “내가 아무리 봐도 이 사람은 특별하게 잘못한 것 같지 않다.” 하고 놓아 주려 해도 “저가 참람된 말을 한 고로 죽이소서.” 각본에 짠 순서대로 진행합니다. 제사장들이 중상모략 하는 자들을 다 돈 주고 매수해 놓았습니다.

손이 앞으로 묶이시고, 거기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앞뒤에서 조롱하고 조소하고 돌멩이가 날아오는데, 이미 이 돌멩이질하는 것들에게 제사장들이 전부 돈을 먹였습니다. “예수가 이렇게 붙들리면 돌멩이질을 해라. 그래야 빌라도가 놓아 주려 해도 군중 심리에 놓아 주지 못할 것이다.” 각본을 다 짜 놓은 것입니다. 제가 이상 중에 볼 때 그런 장면들이 다 드러났습니다.

주님을 치고 박는 그 장면들을 제가 이상 중에 보다가 저 자신이 너

112 천국은 있는가?
Chapter 15

무 안타까운 고로 뛰쳐나갔습니다. 뛰쳐나가서 주님의 묶인 손을 잡고 “이토록 고통을 당하시면서도 잠자코 참고 계십니까?” 제가 그 말을 할 때에, 그 묶인 손을 들어 내 머리에 얹으시며 하시는 말씀이, “네가 잘 봐 둬라. 내가 이렇게 당했노라. 때가 오면 네가 이것을 증거해라.” 이상 중에 주님이 저에게 직접 하신 말씀입니다.

주님은 그런 고통이나 번민을 당하면서도 일체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찡그린 얼굴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하신 얼굴도 아니고, 그야말로 누구도 그 표정을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제자들까지도 주님의 태도를 주시하는 겁니다. 사람들이 따르면서도 그만큼 시험하는 겁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진짜인가 아닌가, 그때도 살펴보는 겁니다. 죽음을 앞에 두고도. 철없는 부녀자들은 덮어놓고 슬퍼서 울고불고 하지만, 제자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세히 봅니다. 하나님의 아들인데, 왜 저렇게 당하나, 행동을 살핍니다. 그걸 모르는 주님이 아니지만, 모른 척합니다.

갈보리 산에 올라갔을 때, 주님은 이미 그때 지쳤습니다. 정신은 똑똑했지만, 육신이 쇠약한 고로 지쳐서 쓰러질 정도입니다. 오래전부터 죽음을 준비하여 음식을 드시지 않았기 때문에 육신이 약해져 있었습니다. 십자가에 못을 박을 적에도 로마 군병들이 세 군데로 나뉘어져서, 이쪽 손에 두 명, 저쪽 손에도 두 명, 발에 못 박는데도 두 명, 여섯 명이 갈라서서, 나무를 눕혀 놓고 주님의 팔을 벌리고 다리를 묶어서 못을 박고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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