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고통을 당하는 장면은 못 박을 때입니다. 여태까지 침묵을 지켰던 주님인데 그 순간만은 참지 못해서 신음 소리를 내고, 그 소리를 듣고 주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귀를 막았습니다. 오늘날 같이 마취제를 쓴 것도 아니고, 굵은 못으로 들이칠 때 뼈가 부서져 들어가니까 지쳤던 주님도 거기서 신음 소리를 발하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가까이 갈 수 없어도 주님의 친척이나 측근들은 가까이 갈 수 있었습니다. 가까이에서 그 십자가에 못 박히는 소리를 직접 듣고는, 처참하니까 듣다가 돌아서서 치마를 걷어서 우는 여인도 있고,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었습니다.
주님이 십자가에 달리셔서 결국 돌아가신 후에, 몇몇 사람이 모여 십자가에서 운명하신 주님의 시체를 거두어들였는데, 그 거두어들이는 장면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주님의 얼굴이 대단히 늙어 보였습니다. 피가 다 빠져나간 고로, 얼굴에 뼈와 가죽만 남아서 핼쑥하고, 아침에 빌라도 뜰에 섰을 때와는 모습이 완전히 다릅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피가 다 빠져 버린 겁니다. 그 주님을 들어다가 싸서 무덤에 갖다 놓았습니다. 시신을 정리할 때 십자가 밑에 앉혀 놓아 십자가에 기대서 고개를 옆으로 기댄 핼쑥한 얼굴의 그 모습이 생각이 납니다.
그 후 부활하신 얼굴은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돌아가실 때는 마치 40대가 넘은 듯한 모습이었는데, 부활하신 후 영광의 주님은 27~28세 정도의 모습입니다. 얼굴형도 달라졌습니다. 지금 영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