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1

지 짐승으로 제사 드릴 때에, 그것을 쪼개서 하루 종일 기다린 후에 불이 내려와서 태운 것을 생각하고(창15:17), 그와 같이 이삭이 제물이 되는 것을 상상하면서, 자기가 아끼고 아끼는 그 아들을 제사 드릴 것을 생각하면서, 사흘 길을 밤낮으로 걸었습니다.

사흘 동안 밤낮으로 걸어갈 적에, 이 아브라함 마음속에는 이미 이삭이 죽어 있었습니다. 그 광경을 종들이 보지 못하게 어떻게 하나님 앞에 제사를 지낼까? 이런 것을 생각하며, 비참한 생각 가운데에 울적한 마음으로 아들 이삭을 데리고 가지만, 그 마음속에 또 한편으로는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약속한 말씀이 생각나는 겁니다.

“나에게 여호와께서 분명히 말씀했거늘, 내 후손으로 말미암아 하늘의 별과 같이, 땅의 티끌과 같이 많은 사람을 번식시킨다고 약속한 하나님이 이 아들을 죽이라고 했으니, 여기엔 어떤 이유가 있겠지. 만약 이 아이가 죽는다면 후손이 없지 않느냐? 하늘의 별처럼, 땅의 티끌처럼 자손들이 번식된다는 말씀이 전부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 그렇게 처참하게 죽이도록 그냥 두시지는 않으실 거다.” 한편 그런 마음도 가지면서, 이 생각, 저 생각하며 걸어갔습니다.

모리아 땅에 들어서니, 앞에 이상 중에 여호와 보여주신 동산이 나타났습니다. 아브라함이 제사 준비를 갖추고, 사랑하는 이삭에게, “이제 우리가 거의 다 왔다.” 두 종들에게 “너희들은 여기서 기다려라. 나는 얘하고 제사를 지내고 내려올 테니, 너희는 짐 보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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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1

들고서 나귀를 붙들고서 기다려라.” 이때 사흘 동안 말없이 따라왔던 사랑하는 아들 이삭은 거기서 아버지에게 마지막으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버지, 지금까지 사흘 길을 왔는데, 제사 드릴 양이 어디 있습니까?”(창22:7) 이 말을 들은 아브라함은 여태까지 자기가 견디고 참았지만, 설움이 복받치는 겁니다. 바로 그 양이란 것은 이삭인데, 이삭이 모르고 질문할 때 그 설움을 참고 견디면서 아브라함은 외면하는 가운데, 말만 던진 겁니다. “하나님께서 양을 저 산에다 준비해 놨으니, 너는 그 나무만 지고 나를 따라와라.”(창22:8)

그를 달래서, 그 주인을 따라온 두 종이 보이지 않는 수풀로 들어갔습니다. 가서 거기에 단을 쌓았습니다. 돌을 쌓을 적에 아브라함이 나이가 많고, 이미 정신적으로 시달리며 사흘 길을 걸어온 고로, 돌을 들어 올리는 힘이 벅찬 겁니다. 아들을 이 돌 위에다 놓을 생각을 하니 정신이 아찔합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은 들고 가는 돌 위에 땀방울이 떨어지는 동시에 슬픔으로 인해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을 저쪽에다 세워 두고 자기 손으로 직접 아들을 잡아 죽이는 운명에 놓여 있었던 겁니다. 그러나 그는 그 순간 생각을 했습니다. 자기가 백발노인이 될 때까지 여호와께서 가까이 하시고 돌봐 주신 것을 생각하면서, 여호와의 명령이라면 무엇인들 못하겠느냐, 이삭이 생기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며 마음을 다스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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