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1

리교회에 나가는 한편, 부흥회마다 열심히 쫓아다니면서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용산 한강로에 있는 군목교회에서 박태선 장로님이 부흥집회를 한다기에 친구와 함께 저녁예배에 참석했습니다. 교회 안에는 사람들이 입추의 여지가 없이 꽉 들어차서 터질 지경이었으며, 저마다 은혜를 받고 기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수많은 병자들이 일어나 간증을 하는 것을 듣고, 나는 ‘뭐 이런 데가 있나?’ 하고 이상하고 신기한 생각이 나면서, 주일학교 때에 선생님들로부터 예수님께서 많은 병을 고치셨다는 말씀을 들은 것이 생각났습니다. 그때 내 나이는 열여덟 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한창때라, 나는 권투를 비롯해서 못하는 운동이 없었으며, 교만할 대로 교만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들어오는 사람이 더 많아, 나는 한동안 사람들 틈에 끼어 이리 밀리고 저리 밀렸습니다. 예배가 다 끝났는데도 밖에 서서 설교를 듣고 있던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교회 안으로 몰려들었던 것입니다. 아무튼 나가려는 사람이 100명이라면 들어오려는 사람은 500명도 넘어 교회는 큰 혼잡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나는 “뭐가 또 남아 있나 보다.” 하고 그냥 교회에 주저앉았는데, 그 후 간증과 찬송으로 시간이 가는 줄도 몰라서 밤을 꼬박 새고 말았습니다. 찬송을 부를 적마다 백합화 같은 향취가 강하게 풍겨와 기분이 좋았으나, 나는 그것이 은혜인지 뭔지 전혀

114 신앙간증담
Chapter 11

알지 못했으므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지도 않았습니다.

이윽고 새벽예배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섯 시에 박태선 장로님께서 단에 서서 설교를 마치고, 찬송가 192장 ‘웬 말인가, 날 위하여 주 돌아가셨나’를 부르시고, 이제부터 병을 고치겠다고 하시며 거기 모인 사람들에게 안수를 해주셨습니다. 나는 뜻밖에 이 안수를 받는 순간 몸이 확 뜨거워지면서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주님께 대한 고마움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주님을 믿노라고 했으나, 주께서 당하신 십자가의 고난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하고 예수를 믿어온 것을 깨닫게 되자 부끄럽기 한이 없었으며, 동시에 죄송스러운 마음에서 뜨거운 눈물이 자꾸만 흘러내렸습니다.

또한 이와 때를 같이하여, 내가 그때까지 지은 온갖 죄가 마치 영화의 필름처럼 머릿속을 계속 스쳐 갔습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주님, 잘못했습니다. 내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하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울면서 통회했습니다. 나는 눈물과 콧물이 뒤범벅이 되어 있었으나 조금도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기도의 문이 열려, “주님, 감사합니다. 주께서 저를 위해 그토록 쓰라린 고난을 받으셨으니, 이 못난 죄인도 앞으로는 주님을 위해 이 몸을 다 묶어 바치겠습니다.” 하고 오랫동안 주님께 간구했습니다.

그 후 한강 모래사장에서 천막을 치고 부흥집회를 할 때 수많은 인파가 모인 가운데, 나는 소경이 눈을 뜨고, 앉은뱅이가 일어나고,

신앙간증담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