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1

들과 입에 풀칠을 하기에 바빠, 분주히 돌아다니다가, 어느 날 믿음의 형제로부터, “청량리에 이영수 씨가 주님의 지시를 받고 교회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튿날 나는 청량리 제단에 나가 예배에 참석하고, 큰일을 하시겠다던 주의 종의 말씀을 상기했습니다. 그러나 워낙 벌여 놓은 일이 엉망으로 뒤틀려 가는 바람에 이것을 수습하다 보니 나는 예배에도 빠지게 되어, 시간을 내어 가끔 제단에 가서 기도만 하고 오던 중, 어느 날 가보니 이사하고 없었습니다.

그 후에 동대문을 지나가다가 제단 간판을 보고 다시 나오기 시작했으며, 가사를 대충 정리하고 제단에 부지런히 나오다가 전도사로 발령을 받고 춘천에 부임했습니다. 주의 종을 모시고 첫 집회를 마친 후, 주의 종은 빙그레 웃으면서 말씀했습니다. “박 전도사, 어때 7년 전 내 말이 맞지? 날 좀 잘 도와줘.” 하시기에, “네, 힘껏 하겠습니다.” 하고 나는 감개가 무량하여 대답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나는 어렸을 때부터 신앙으로만 살다 단을 내놓고 사회생활을 하게 되니, 마치 우리 안에 갇혀서 자라던 소가 고삐를 풀고 넓은 들을 바라보는 심경이라고나 할까, 먹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아 무수한 체험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주님의 눈시울을 찌푸리게 해드린 죄책감에서, 마음은 주님께 가 있었으나 행동으로는 되지 않았었습니다.

춘천 제단에 부임하니 성도는 불과 5, 6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122 신앙간증담
Chapter 11

나는 부지런히 심방하고 열심히 전했습니다. 성도들이 차츰 기운을 내더니 6개월 후에는 교세가 열 곱절로 늘어났습니다. 그 후 마포지회를 거쳐 영등포지회에 시무하는 동안에 나는 새 역사에서 주의 종으로부터 여러 가지 은혜를 받았습니다. 처음 한동안은 안찰을 받을 때 몹시 아프고 속이 울렁거리면서 메스꺼워 견딜 수 없었습니다. 한번은 주의 종이 나에게 안찰을 하고 배를 가볍게 한 번 쳐주시자 배가 뻥 뚫리는 것 같더니 전신이 그렇게 시원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앞선 하나님의 역사에서 단을 지킬 때에는 줄곧 연결되던 은혜가 세상에 젖어 살 때에도 한동안 계속되다가 나중에는 아주 끊기더니, 에덴성회에 와서는 다시 연결을 받아 새로운 소망이 솟구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어디서나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주님께서 당신의 종을 통해 이 땅에 베푸신 큰 은총에 감사하게 되고, 복잡한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아서 어떤 일에도 동요되지 않는 힘과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나로서는 엄청난 마음의 변화입니다.

앞선 하나님의 역사에서는 그토록 은혜의 창파 속에 젖어 있으면서도 이런 힘과 용기를 갖지 못하고, 마음은 언제나 무엇에 쫓기는 듯 두려움이 항상 따랐습니다. 즉 악의 세력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언제나 피해 왔으며, 죄를 지을까봐 걱정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악의 세력과 부딪쳐 까부술 수 있다는 자신을 갖고 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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