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과 입에 풀칠을 하기에 바빠, 분주히 돌아다니다가, 어느 날 믿음의 형제로부터, “청량리에 이영수 씨가 주님의 지시를 받고 교회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튿날 나는 청량리 제단에 나가 예배에 참석하고, 큰일을 하시겠다던 주의 종의 말씀을 상기했습니다. 그러나 워낙 벌여 놓은 일이 엉망으로 뒤틀려 가는 바람에 이것을 수습하다 보니 나는 예배에도 빠지게 되어, 시간을 내어 가끔 제단에 가서 기도만 하고 오던 중, 어느 날 가보니 이사하고 없었습니다.
그 후에 동대문을 지나가다가 제단 간판을 보고 다시 나오기 시작했으며, 가사를 대충 정리하고 제단에 부지런히 나오다가 전도사로 발령을 받고 춘천에 부임했습니다. 주의 종을 모시고 첫 집회를 마친 후, 주의 종은 빙그레 웃으면서 말씀했습니다. “박 전도사, 어때 7년 전 내 말이 맞지? 날 좀 잘 도와줘.” 하시기에, “네, 힘껏 하겠습니다.” 하고 나는 감개가 무량하여 대답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나는 어렸을 때부터 신앙으로만 살다 단을 내놓고 사회생활을 하게 되니, 마치 우리 안에 갇혀서 자라던 소가 고삐를 풀고 넓은 들을 바라보는 심경이라고나 할까, 먹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아 무수한 체험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주님의 눈시울을 찌푸리게 해드린 죄책감에서, 마음은 주님께 가 있었으나 행동으로는 되지 않았었습니다.
춘천 제단에 부임하니 성도는 불과 5, 6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