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는 아내도조차 진리 안에 돌이킬 수 없는 무능한 목회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아마도 1974년 정초로 기억되는데, 주일예배를 마친 후 하나님의 사람으로부터 안찰을 받고, 고속버스를 타고 청주에 있는 집으로 내려갔습니다. 집에 들어서니 아내가 부엌에서 그릇을 달그락거리면서 설거지를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는 샛문을 열고, “나요. 그동안 별일 없었소!” 하고 부드럽게 말을 건네었습니다. 아내는 뜻밖에 불쑥 나타난 나를 보더니 눈을 크게 뜨고 후닥닥 놀라 나를 한참 빤히 쳐다보았습니다. 나는 말없이 쳐다보기만 하는 아내에게, “아니, 왜 정신 나간 사람처럼 쳐다보고만 있는 거요. 오라, 오래간만에 나를 보니 하도 반가와 말이 나오지 않나 보군.” 하고 능청을 떨었습니다.
나는 아내에게 다시 두 감람나무를 증거하고, 당신도 하루 속히 마음을 돌이켜 살길을 찾아야 한다고 전도하였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전날에는 콧방귀를 뀌던 아내가 내 말에 다소곳이 귀를 기울이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힘을 얻어 더욱 열심히 전도했습니다.
며칠 후에 아내가 실토한 바에 의하면, 아내의 태도가 변한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내가 샛문을 여는 순간, 백합화 같은 강한 향취가 확 풍겨와 깜짝 놀랐으며, 그런 향취는 앞선 역사에서 맡은 지 10년 만에 처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아내는 마음을 돌리고, 하나님의 새 역사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그 후 전 가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