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3

힌 십자가의 흔적이 벌겋게 나타나 있었습니다.

그 후로 나는 수시로 강한 향취를 맡고, 온몸에 마치 도랑물이 흐르는 것처럼 시원한가 하면, 입안에서 달콤한 기운이 배 속까지 퍼지기도 하고, 온몸이 갑자기 불덩이처럼 뜨거워지고, 그 열기가 몸에 퍼지는 소리가 가랑잎 버석거리듯 소리를 내기를 몇 달씩 계속되었습니다. 또 단상에 서신 주의 종(박태선 장로)의 머리에는 크고 작은 면사포가 얹혀 있고, 그 뒤의 휘장에는 흰 구름 떼가 밀려왔다 밀려가는 광경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이런 이상한 체험을 하도 자주 하므로, 나는 그것이 성령의 증거요, 귀한 은혜라는 것을 미처 모르고, 혼자서 다만 ‘신기하구나!’ 하고 느꼈을 뿐입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주의 종이 상처를 하고 재취를 하는 등 물의가 일어나면서 이런 은혜가 차츰 뜸해지고 믿음이 식어지더니, 어느 날 꿈에 전도관에 갔는데, 강대상 뒷벽이 와르르 무너져 내려, 교인들이 모여와 이 무너진 벽을 다시 쌓아 올릴 수 없으니 이를 어쩌면 좋으냐고 걱정을 하였습니다. 그래 내가 나서서 시멘트를 이겨 허물어진 벽을 다시 쌓아 올렸더니, 웬 여자가 나타나 곧 주인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잠시 후에 과연 흰 바지저고리 차림을 한 청년이 나타나, 나에게 “수리는 내가 할 터이니 조금도 걱정 말라.”고 했습니다.

또 며칠이 지나, 꿈에 전도관으로 예배 보러 가는데, 길이 가시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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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3

망으로 막혀 버리고, 밭주인이 나타나 우리 밭을 밟지 말고 저리로 가라고 딴 길을 가리키기에, 나는 예배 보러 가지 못하게 되었으니 어떡하면 좋으냐고 탄식을 하다가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그 후 며칠이 지나 사위가 와서, 새로운 주의 종이 나타나 앞선 하나님의 역사를 이어받아 목회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나는 별로 귀담아 듣지 않았으나, 사위가 여러 차례 찾아와서 전도를 하면서, 새로운 종이 안찰도 하고 생수 축복도 하며 말씀이 신령하다고 하기에, 나는 내가 맨 처음 발을 들여놓은 수원 음덕면 장정리 감리교회 최 목사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목사님은 나이가 칠순으로, 남한 일대를 누비는 부흥강사였는데, 이분이 하루는 “우리나라에 곧 성경에 기록된 온 세상의 주를 모시고 선 두 감람나무가 나타나 큰 권능을 행하고, 생수와 이슬과 향취의 은혜를 베풀고, 새로운 말씀이 터져 나오며, 신앙촌을 건설하게 되고, 14만 4천의 의로운 수가 차서 천년 왕국이 이루어집니다.”고 말했던 것입니다. 나는 그때 그 목사님의 말씀을 한쪽 귀로 흘려버리고 감람나무를 감나무, 생수를 생추로 착각할 정도로 맹물단지였으나, 사위의 말을 듣고 이상하게 목사님의 말씀이 생생하게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사위의 말대접도 할 겸, 하루는 별러서 동대문 에덴성회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단에 선 주의 종은 바로 내가 꿈에 본, 주인이라는 흰 한복 차림의 그 청년이었습니다. 나는 무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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