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7

씨이며, 한 분은 모세의 역할을 하여 성령의 씨를 뿌리고, 한 분은 여호수아의 역할을 하여 영적인 추수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기독교 역사상 사도 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불의 성령을 받았으나, 이분들은 물과 피를 증거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강 목사님은 당신이 본 계시를 ‘십자가는 야간의 태양’이라는 책에 소상히 기록하여, 이 책을 뒤적거리면서 자상히 설명하셨는데, 나는 밤 가는 줄도 모르고 귀를 기울이곤 했습니다. 이때 내 나이가 26세였으니까, 10년 후에 이루어질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이 밖에도 목사님은, 일본이 1945년에 패망하지만 승리하게 된다는 말씀도 했습니다. 내가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었더니, 일본이 대동아전쟁에서 패하지만, 얼마 후에 세계에 4대 강국이 형성될 때에는 그 한 나라에 끼게 된다고 하면서, 다니엘서를 인용하여 자상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이 패하면 우리나라는 38선을 경계로 하여 남북으로 갈리며, 이북은 공산당에게 내주게 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목사님은 우리 교회에 땅을 수만 평 갖고 있는 장문창 장로님에게, 그 땅은 앞으로 갖고 있어야 자기 것이 안 될 테니, 일찌감치 팔아서 해방이 되어 만주에서 맨손으로 몰려올 동포들을 위해 적선을 하라고 권하고, 또 과수원과 큰집도 처분하여 남을 위해 좋은 일하라고 했습니다. 나는 이런 강 목사님의 예언을 그대로 받아들여 매우 심각하게 들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늙은 목사가 노망이 나서 주책을 떤다고 상대도 하지 않았으며, 장문창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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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7

도 목사님의 말씀에 콧방귀를 뀌다가, 해방 후에 알몸으로 월남하여 부산 산꼭대기에서 쪽방살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대동아전쟁의 말기라, 왜놈들은 교인들에게, 소위 황국신민의 정신을 심어 주기 위해 신사참배를 강요하고, 이에 불응하는 목사나 장로들을 모조리 잡아다가 감옥에 처넣는 판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에서도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잡혀가서 평양형무소에 갇히게 되었는데, 강 목사님은 “신사참배를 하느니 차라리 죽어야 해. 그래야 한국 땅에 이긴자가 나타난다.”고 말하며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 한국이 제2의 이스라엘이 된다고 하면서, 새벽예배에 나갈 때에는 으레 길을 가면서 ‘저 높은 곳을 향하여’와 ‘시온의 영광이 빛나는 아침’의 찬송을 나직한 목소리로 줄곧 불렀습니다. 이러한 강 목사님을 사람들은 미친 영감으로 따돌리고 상종하지 않았으니, 참으로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후 공산 치하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새벽에 목사님은 나와 함께 교회로 가다가, “저 초승달을 좀 봐요.” 하고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기에 내가 하늘을 쳐다보니, 초승달이 떴는데 바로 그 끝에 별 하나가 매달려 초승달과 함께 서산에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저게 무슨 징조인지 알겠소?”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하고 나는 목사님의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저 초승달과 그 끝의 별은 바로 인민공화국 국기의 도표요. 곧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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