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7

땅에서 큰 전쟁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쓰러지게 될 거요. 자매님은 난리 중에도 하나님이 길을 열어 주실 테니 그때 월남하시오.”

나는 ‘설마’ 하고 생각했으나, 그 후 한 달도 못되어 6.25가 터지고, 나는 1.4후퇴 때 기도 중에 비몽사몽간에 가르쳐 주는 배를 타고 부산으로 왔습니다. 그 후 강 목사님도 일단 월남했으나, 북에 남아 있는 동포가 걱정되어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월북했는데, 전해 오는 말에 의하면 공산당에게 붙잡혀 대동강 가에서 총살되었다고 합니다.

나는 부산에서 시온교회에 다니다가, 서울이 수복된 후 원효로에서 살면서, 서울 공설운동장 뒤에 있는 시온교회에 나갔는데, 원효로에서 새벽예배에 참석하려면 너무 멀어, 이웃에 있는 호동교회에 나가 새벽예배를 보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수요일 날 새벽에 문득 사람들이 이단이라고 하는 박태선 장로님의 기도처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단에 들어가니, 철야하던 교인 두 사람이 졸고 있었습니다. 나는 마룻바닥에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저는 이미 이북에서 불의 은혜를 받았습니다. 이 기도처는 감람나무가 인도한다고 하는데, 이것이 사실이옵니까, 아니면 그가 거짓 선지자입니까? 저에게 분명히 가르쳐 주옵소서!”

그런데 내가 이렇게 기도를 마치자, 갑자기 강한 향취가 확 풍겨와 내 온몸을 휩싸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이상하게 여겨 좀 더 확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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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7

것을 알아보기 위해 그날 저녁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예배 시간에 늦지 않았는데, 이미 제단 안에는 사람들이 꽉 차 있었습니다. 큰딸이 전에 박 장로님의 남산집회에 나갔다가, 장로님 손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어쩌고 하기에, 나는 “얘, 다시는 가지마. 말세에 이단이 얼마나 극성을 떠는데.” 하고 못 가게 했는데, 이제 내 발로 이곳에 걸어 들어왔던 것입니다.

이윽고 박 장로님이 예배를 인도하는데, 뜻밖에도 머리에 가시면류관을 쓰신 주님의 형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깜짝 놀라 내 눈을 의심하고, 보고 또 보았으나, 분명히 머리에 가시면류관을 쓰신 주님의 형상이었습니다. 그런데 박 장로님의 얼굴이 어디서 본 것만 같아 한참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생각해 본 결과, 내가 이북에 있을 때 ‘십자가는 야간의 태양’이라는 강 목사님의 책에 그린 감람나무의 얼굴이 생각났습니다. 나는 더욱 놀랐습니다.

그 후부터 나는 그때 경영하던 포목상을 때려치우고, 우리 여덟 식구는 감람나무를 따르기로 했습니다. 이윽고 소사신앙촌에 입주하여 믿음의 식구끼리 은혜 안에 젖어 복된 나날을 보내었습니다. 그런데 1956년 3월 11일 꿈을 꾸니, 이 은혜가 앞으로 10년 후에는 끊긴다는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나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공책에 날짜와 꿈의 내용을 적어 놓았습니다. 나는 혼자서 ‘이 은혜가 끊긴 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강 목사님 말씀대로 여호수아의 역할을 하는 감람나무가 나타날까?’ 하고 궁금히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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