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0

가장으로서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교역생활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나 지난날의 받은 은혜는 나의 뇌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나와 같이 교역을 하다 그만둔 동지들은 이곳저곳의 다른 교회로 나갔으나, 나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박 장로님을 통해 받은 은혜의 향수에 젖어 살았으나 늘 마음이 컬컬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신촌전도관에 나가던 최현 장로님께서 ‘에덴의 메아리’ 1집을 가지고 우리 가게에 와서 나에게 전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별로 받아들이지 않자 책을 놓고 그냥 갔습니다. 1975년에는 2집, 1976년에는 3집, 1977년에는 4집을 갖고 오셔서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는 놓고 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바쁜데다가 별로 관심도 없어 읽어 보지도 않았습니다. 아니 그보다도 박 장로님을 배반하는 것 같아 읽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 장로님의 사모님, 윤 권사님은 집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하다못해 시장까지도 줄줄 쫓아다니며 전도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1978년 여름에, 나는 혹시 두 번째 감람나무가 정말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해서 몰래 혼자 에덴성회에 와 보았습니다. 설교하시는 총회장님의 음성은 박 장로님의 음성과 꼭 같았습니다. 그 말씀은 어찌나 오묘한지, 머리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간간이 향취가 내 코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나는 가슴이 뿌듯해 오고 눈물, 콧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토록 사모하던 옛 은혜가 연결된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영광도 돌리기 전에 제단을 빠져 나왔습니다.

190 신앙간증담
Chapter 20

아무도 만나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내 소매를 잡았습니다. 최공오 장로님이었습니다. 최 장로님은 반갑다고 하면서 잠깐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변절자라는 말을 듣는 것이 두려워서 일부러 고개를 숙이고 나와, 나는 재빨리 한옆에 세워둔 차에 올라타고 최 장로님을 차안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최 장로님은 옛날의 교역 동지입니다. 나는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일을 핑계 삼아 그곳을 빠져나왔습니다.

그 후 나는 오랫동안 전라도, 경상도 등지로 돈벌이를 위해 분주히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나 주일이면 마음이 컬컬하고 답답해지는 것이었습니다. 박상석 성회장님이 간간이 들러 에덴성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나는 마음을 다졌습니다. 1979년 4월 첫 주일에 나는 온 가족을 데리고 에덴성회로 향했습니다. 제단에 앉자 향취가 풍겨 왔습니다. 나는 이 향취로 내가 에덴성회에 온 것을 주님이 기뻐하시는 줄 알게 되었습니다. 단상에서는 이슬이 자욱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약동하는 생명의 말씀이 쏟아져 나와, 나는 컬러필름으로 하늘의 세계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마음속으로 감격의 탄성을 올리고, 나의 어리석음을 크게 뉘우쳤습니다. 그리고 이 역사를 위해 이 생명을 불사르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처음으로 안찰을 받았습니다. 눈알이 빠질 듯이 아파와 죄가 많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습니다. 제단을 나와 100미터

신앙간증담 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