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1

기 허전함을 느꼈습니다. 무언가 할 일이 없어진 것처럼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지고 쉬고만 싶어졌습니다. 무엇인가 다른 삶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찬송가 소리가 그리워졌습니다.

나는 13년 만에 찬송가를 찾았습니다. 옆 반 선생님(목사 사모님)이 조그마한 찬송가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나는 아이들을 하교시키고 풍금을 쳤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내가 대학교 면접고사를 볼 때, 교육대학이니까 가창 시험을 보았습니다. 나는 그 많은 명곡을 놔두고 하필이면 왜 찬송가를 불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찬송가 75장.
“하늘가는 밝은 길이 내 앞에 있으니….”
면접을 하시던 여교수가 웃으면서,
“미션스쿨을 나왔는가?” 하실 때 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 역시 찬송가는 참 좋구나!’ 빈 교실에 은은히 퍼지는 찬송곡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 교회를 다니자. 다시 시작하는 거야!’

나는 쑥스럽고 부끄러웠으나, 그 다음 주일에 남편도, 식구들도 모르게 처음으로 집에서 가까운 교회를 찾아갔습니다.

옛날의 전도관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거룩하고 성스러운 가운데 모두 점잖게 예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돌아오면서 ‘이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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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1

도관은 끝이야. 감람나무 운운하는 것은 다 거짓이야.’ 하는 생각으로 위안을 받았습니다.

직장인이면 누구나 일요일이면 낮잠을 즐깁니다. 남편은 내가 교회에 갔다 올 때까지 자고 있었습니다. 나는 실로 오랜만에 교회에서 큰 소리로 찬송가를 불렀다는 한 가지 사실로 보람을 느꼈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교회로 가봐야지.’

평소 출근할 때 늘 보아온, 높은 십자가 첨탑이 있고 지붕에 파란 기와를 입힌, 새로 지은 큰 교회였습니다. 창문에는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이 훌륭했고, 실내도 현대 감각이 물씬 풍기도록 멋있는 분위기로 잘 장식이 되어 있었으며, 백합꽃 수반이 아주 마음에 들었고, 성가대의 화음이 참 듣기 좋았습니다.

‘길 잃은 한 마리의 양’에 대한 설교가 나에게 해당된다 싶어 편안한 마음으로 공감을 느끼며 말씀을 듣고, 정해진 시각에 예배가 끝났습니다. 문 앞에 계시던 분이 공손히 인사를 하고 말을 붙여왔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뵙겠습니다.”

모두 성경, 찬송가를 옆에 끼고 담소하는 모습이 좋게 보였습니다. 나는 누군가가 뒤를 따라와 등록을 하라고 할까봐, 골목골목으로 피하여 집에 도착했습니다.

“다음에는 더 훌륭하신 목사님을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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