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길을 건너 좀 멀리 갔습니다. 까만 정장을 하신 목사님이 퍽 위엄이 있어 보였고, 미소를 머금은 얼굴이 성자 같았으며, 음성이 매우 좋으셨습니다. 설교 제목은 ‘혼인 잔치의 초대’였습니다.
“많은 음식을 차려 놓고 주인이 초대를 했으나 바쁘다는 핑계로 오지를 않았습니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들로 극장으로 백화점으로 놀러 가느라고 하나님의 초대에 응하지 못했으나, 여러분은 이 거룩한 성일에 교회에 나와 머리를 조아리니, 하나님께서는 갸륵하게 보시고 기뻐하시어 구원을 주실 겁니다.”
아! 구원을 얻는다. 참으로 듣기 좋은 말입니다.
‘그러면 그렇지. 당신이 지으신 이 많은 인간들이 모두 지옥을 가면 당신인들 편안하시겠어? 어디든 교회에만 다니면 되겠지. 글쎄 전도관은 엉터리라니까.’ 하면서 나는 마음이 평온해졌습니다. 한편, ‘이렇게 구원이 쉬우면 걱정이 없겠다.’ 하고 나는 소돔과 고모라 성을 생각했습니다. ‘거기에는 그렇게 의인이 없었다는데….’
설교가 시시하다, 교인들의 수준이 낮다, 분위기가 안 좋다, 성가대가 시시하다 하면서 나는 1년이 넘도록 이곳저곳을 기웃거렸습니다. 그동안 참 편했습니다. 적당히 볼일이 있으면 예배를 빠질 수 있었고, 아까운 헌금도 억지로 안 하고, 나를 구속하는 것이 없이, 가고 싶을 때만 가서 말씀을 듣고 찬송하는 것으로 나는 만족했습니다.
옆 반의 목사 사모님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