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1
나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몸을 깨끗이 하고, 가벼운 흥분을 느끼며 주일을 기다렸습니다.

1월 10일 ‘오늘은 교회에 가서 등록을 하고 목사님과 인사를 해야지.’ 나는 아침부터 마음이 들떠 있었습니다. 신나게 집안일을 마치고, 시어머니가 얼른 교회에 가시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빨리 11시가 됐으면….

화장을 막 끝내고 옷을 입으려는데, 갑자기 몸이 이상해졌습니다. 머릿속이 텅 빈 것 같고, 현기증 같기도 하고, 귀 울림 같기도 하며, 메스껍고 차멀미가 나는 것 같고, 이런 이상한 현상은 생전 처음 겪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하다. 참 이상하다. 왜 이럴까?’ 나는 머리를 내저으며 자꾸 정신을 가다듬으려 했으나,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여보, 나 이상해요. 머리가 이상해.” 하고 나는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아니, 갑자기 왜 그래? 어지러워? 여기 좀 눕지!” 남편은 놀라서 당황하며 말했습니다.

나는 누워서 눈을 감았으나,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한참을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헛소리가 입에서 마구 튀어나왔습니다.

“어, 내가 왜 이러지?” 나는 그러지 않으려고 했으나, 내 의지와는 달리 억제할 수가 없었습니다. 헛소리를 계속하자, 남편은 너무 놀라서 처남(내 동생)을 불러 이야기를 나누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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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1

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누워 있다가 벌떡 일어나 수화기를 확 빼앗으며 말했습니다.

“내가 최은례(친정어머니)다. 살아생전에 가족끼리 화목하고 예수를 열심히 믿으라고 했건만, 이것들이….”
하면서 나는 친정어머니로서 말을 했습니다.
나중에 들어서 안 이야기지만, 나는 남편에게 명령조로 말했다고 합니다.
“이봐, 우리 애들이 다 모이니, 집안이 따뜻하게 보일러를 켜라!”

남편이 보일러 켜는 시늉을 하며 거실에 나가 라디에이터에 손대는 소리를 거짓으로 냈습니다. 그러나 나는 문이 닫힌 안방에 누워서도 거실이 훤히 내다보였습니다. 영적인 눈이 열렸던 것입니다.

언니가 오류동에서 우이동까지 허겁지겁 달려 왔습니다.
“언니, 미안해. 내가 좀 아픈가봐.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놀라게 해서 미안해. 이제는 괜찮으니 걱정하지 마.”

나는 조용히 제정신이 들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마음이 평온해져서 쉬고 있었습니다. 남편과 언니와 동생, 셋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저녁때가 되어서 언니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내가 아까는 왜 그랬지? 이상하다. 내가 미치는 게 아닐까?’ 나는 속으로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니야. 내가 미치다니, 냉철하고, 자존심이 강하고, 지적인 것을 좋아하는 내가 미치다니? 좀 어수룩한 사람이나 그런 병에 걸리는 거지.’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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