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1

다시 신과의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어제보다 더 심해졌습니다. 내게 맑은 정신이 드는 시간이 짧아지고, 신과 대하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많은 사람을 불러다오. 많이 모이게 해다오!”
아! 이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전도하시려는 영상인가 봅니다.

낮 12시가 다 되자, 남편은 나를 정신병원에 입원을 시키고자 준비를 서두르며, 어느 병원으로 갈지, 나 모르게 의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응, 나를 병원에 데리고 가려고 하는구나!”
나는 어젯밤 영상으로 병원을 보았기 때문에 미리 알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 가도 헛일이야. 나를 고칠 의사가 어디 있어. 괜히 왔다갔다 힘만 들고 나만 창피해지니까, 이대로 내버려 둬. 나는 주사도 안 맞고 약도 안 먹을 거야.”

나는 어젯밤에 본 영상의 이야기를 줄줄 다 들려주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막무가내로 입원을 서둘렀습니다. 나는 내 정신이 들 때는 집안 식구들이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보이고, 나도 또한 내가 이상함을 느끼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내가 미쳐가고 있구나. 이러다가 정말 미치는가 보다. 이 일을 어떡하지? 이다음에는 말이 저절로 나오려고 할 때 입을 꼭 막고 참아야지.’ 속으로 이렇게 다짐하며,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214 신앙간증담
Chapter 21

나는 남편과 식구들의 간곡한 권유에 어쩔 수 없이 병원에 가기로 했습니다.
“좋아요. 정히 그러시다면 병원에 가지요. 하지만 나를 낫게 하지는 못할 걸요.”
언니와 오빠가 나에게 옷을 입혔습니다. 집에서 입던 옷이었습니다.
“이런 옷을 입고 가면 우습게 보여. 비켜요, 내가 입을 테니.”

하고는 비척비척 일어나 정상인의 외출복 차림을 했습니다. 그리고 말끔히 화장까지 했습니다. 누가 나를 정신이 이상하다고 여기겠습니까?

나는 혼자 걸어서 택시를 탔습니다. 남편과 언니, 오빠, 그리고 나. 수유리를 지나 대지극장 쪽으로 가서 삼양로 입구에서 차가 멎었습니다. 어젯밤 영상에서 서울대학 출신의 원장과 여러 명의 의사와 간호사가 보였었는데, 택시에서 차창 밖을 내다보니 ‘정광원 정신과’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 나는 이제 정말로 정신병원 신세를 지는구나.’ 생각하니 기가 막혔습니다. 우리는 병원 대기실로 들어갔습니다. 나는 정신병원에 온 것이 창피해서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어떤 남자 옆자리를 피해 깨끗한 한쪽 구석에 얌전히 앉아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환자가 누구세요?”
“전대요.”

신앙간증담 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