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그랬을까요? 우리나라에서 최고 권위가 있다는 서울대 출신 의사로 하여금 내가 완전히 미쳤다는 것을 입증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식구 이외의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이런 상태를 증명시키기 위해, 주님이 정신과 의사를 불러 세우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식구와 의사 앞에서만 실수(?)를 했지, 그 외의 누구에게도 그런 꼴을 보이지 않게 해주셨는데, 이것도 내 성격에 맞도록 주님께서 철저히 배려해 주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를 병원에 데리고 간 식구들은 완전히 절망에 빠져 초죽음이 되었습니다. 나는 병원 문을 나서면서 잠시 환상 중에 잘생긴 한 남자를 보았습니다. 그 남자는 나를 보고 의미 있는 미소를 띠며 한참을 바라보다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남편은 잘 알고 있는 한의사를 만나 상담을 하겠다고 혼자 가고, 나는 언니, 오빠와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왔습니다. 나는 택시 안에서 ‘내가 계속 미쳐가는 것인가?’ 생각하며 길가의 간판 글씨를 읽어 보았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아주 잘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신호등도 보이고, 앞서가는 11번 버스도 보였습니다. 나는 택시 운전사에게 길을 안내하면서 집까지 왔습니다. 모든 것이 지극히 정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