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1
남편은 처남에게 절망스럽게 말하면서, 얼굴이 파랗게 질려 있었습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요? 우리나라에서 최고 권위가 있다는 서울대 출신 의사로 하여금 내가 완전히 미쳤다는 것을 입증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식구 이외의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이런 상태를 증명시키기 위해, 주님이 정신과 의사를 불러 세우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식구와 의사 앞에서만 실수(?)를 했지, 그 외의 누구에게도 그런 꼴을 보이지 않게 해주셨는데, 이것도 내 성격에 맞도록 주님께서 철저히 배려해 주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를 병원에 데리고 간 식구들은 완전히 절망에 빠져 초죽음이 되었습니다. 나는 병원 문을 나서면서 잠시 환상 중에 잘생긴 한 남자를 보았습니다. 그 남자는 나를 보고 의미 있는 미소를 띠며 한참을 바라보다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남편은 잘 알고 있는 한의사를 만나 상담을 하겠다고 혼자 가고, 나는 언니, 오빠와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왔습니다. 나는 택시 안에서 ‘내가 계속 미쳐가는 것인가?’ 생각하며 길가의 간판 글씨를 읽어 보았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아주 잘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신호등도 보이고, 앞서가는 11번 버스도 보였습니다. 나는 택시 운전사에게 길을 안내하면서 집까지 왔습니다. 모든 것이 지극히 정상이었습니다.

218 신앙간증담
Chapter 21

나는 집에 오자마자, 평소에 아끼고 늘 잃어버릴까봐 걱정스러워 아무도 모르게 감춰 두었던 반지를 모두 꺼내서 양손가락에 다 끼고 있었습니다.

저녁에 오빠가 입원시킬 병원에 대해 의논하려고 집으로 왔습니다. 오빠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주 미친것 같지는 않고, 좀 이상한 생각이 들더랍니다. 아주 미친 상태라면 멀쩡히 제정신이 들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오빠는 군에 있을 때 신앙심이 좋아, 예배를 인도하여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통회하며 은혜를 받았다고 합니다. 가만히 생각하니, 이건 종교적인 싸움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입원을 보류해 보자고 남편에게 제의했다고 합니다.

그날은 입원을 보류하고, 나는 다시 자리를 깔고 누웠습니다.
나는 이틀 동안을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여 기진해서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그런 중에 또 다시 영적인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신이 내게 말했습니다.
“여행을 가서 글을 써라! 커튼을 닫고 며칠이면 쓴다.”
글! 글! 글! … 끝!
‘끝’자가 정리가 안 됩니다.

남편이 글을 써서 책을 펴내니, 호외가 되어 길가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보였습니다. 글을 써야 돼, 글을…. 이것은 주님께서

신앙간증담 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