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이미 장로님은 단상에서 찬송을 인도하고 계셨습니다. 나는 졸린 눈을 비벼가며 쭈그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바로 새벽에 이변이 생겼습니다. 태풍 같은 큰바람이 나의 온몸을 감싸면서 나를 무릎 꿇게 만들고, 송곳 같은 바람이 귓속을 파고드는데, 몸서리쳐지는 그런 감각을 느꼈습니다. 그러다가 ‘쏴’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그 모든 바람이 사라지더군요. 동시에 귓속을 파고드는 장로님의 음성에 왠지 눈물을 펑펑 쏟았는데, 나는 너무도 어이가 없어서 장로님을 뚫어지게 바라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후’ 하고 기운을 부는데, 웬 안개가 입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더니, 순식간에 온 제단을 감싸 버리더군요. 여하튼 그 아침은 나의 인생관을 바꾸어 놓은 새벽이었습니다. 차돌보다 더 굳었던 마음이 녹아졌고, 세상의 모든 욕망을 내동댕이쳐 버릴 수 있었습니다.
그 후부터 나는 학교도 친구도 다 등지고, 이만 제단에서 침식하면서 장로님의 명령에 따라 특별전도대를 조직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중, 고 학생 청년들을 합쳐서 특전대(특별전도대)에 가입한 수가 무려 2, 3백 명에 달했습니다. 각 구역을 나누고 또 각 조를 편성하여, 기성 교회 목사들과 교인들을 상대하여 감람나무의 출현을 얼마나 열심히 전도했던지, 그때의 그 모든 신앙 동지들은 지금은 어느 곳에서 무슨 일들을 하고 있는지, 이 글을 본다면 가히 감개무량할 것입니다.
그 해 10월, 소사신앙촌이 건설되면서, 나는 충남 아산군 둔포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