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것이려니, 하며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하루는 호텔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찾아와 침을 맞았습니다. 저는 침을 다 놓고 나서 여느 때와 같이, 교회에 안 다니시면 가까운 교회에 다니시라고 권유를 했습니다만, 절대 교회는 안 다닌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목회자들이 너무 형편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교회 목사라는 사람들이 호텔에 와서는 피곤하다고 식탁에 발을 올려놓는 등, 일반인도 하지 않는 매너 없는 행동들을 거침없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밤에는 여자들이 들어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너무 충격적인 내용이라, 그럴 리가 없다고 하고, 고생한다고 신도들이 야참을 가지고 온 것일 것이라고 했으나, 그 사람은 너무나 단호히, 자기가 호텔에서 근무한 게 몇 년인데, 신도와 불륜의 여자를 구별하지 못하겠느냐며, 확실하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교회를 다니고 전도에 힘쓰며 살았지만, 영적인 목마름과 성경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들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증언까지 들으니, 교회 다니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고 회의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러던 차에, 우리 집 뒷길에서 한복을 하는 장길례 집사가, 바느질을 많이 하다 보니 어깨가 아프다며 침을 맞으러 왔습니다. 다른 환자 같으면 침을 맞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참 많이도 하는데, 장길례 집사는 몇 번을 와도 말 한마디를 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