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9

말하는 것이려니, 하며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하루는 호텔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찾아와 침을 맞았습니다. 저는 침을 다 놓고 나서 여느 때와 같이, 교회에 안 다니시면 가까운 교회에 다니시라고 권유를 했습니다만, 절대 교회는 안 다닌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목회자들이 너무 형편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교회 목사라는 사람들이 호텔에 와서는 피곤하다고 식탁에 발을 올려놓는 등, 일반인도 하지 않는 매너 없는 행동들을 거침없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밤에는 여자들이 들어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너무 충격적인 내용이라, 그럴 리가 없다고 하고, 고생한다고 신도들이 야참을 가지고 온 것일 것이라고 했으나, 그 사람은 너무나 단호히, 자기가 호텔에서 근무한 게 몇 년인데, 신도와 불륜의 여자를 구별하지 못하겠느냐며, 확실하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교회를 다니고 전도에 힘쓰며 살았지만, 영적인 목마름과 성경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들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증언까지 들으니, 교회 다니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고 회의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러던 차에, 우리 집 뒷길에서 한복을 하는 장길례 집사가, 바느질을 많이 하다 보니 어깨가 아프다며 침을 맞으러 왔습니다. 다른 환자 같으면 침을 맞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참 많이도 하는데, 장길례 집사는 몇 번을 와도 말 한마디를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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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9

그러던 어느 날, 아침부터 비가 와서 환자가 없던 차에 장길례 집사가 왔습니다. 와서 침을 맞으면서 갑자기, “선생님, 저희 교회에 한번 안 가보실래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가평에 있는 교회인데, 물 좋고, 공기 좋고, 경치가 참 좋으니, 한번 구경 오실 생각 없냐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공기 좋고 경치 좋다고 하니, 제가 못 가 볼 것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그곳에 목사님이 누구십니까?” 하니, “이영수 총회장님입니다.”고 했습니다. 제가 극동방송을 매일 들으면서 웬만한 유명 목사들은 다 알고 있었는데, 이영수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신학교는 어디 나오셨나요?” 하고 물으니, 장길례 집사가 우물우물 말을 못했습니다.

“목사 일을 하려면 신학대학교 나와서 하는데, 어느 신학대를 나왔는지 모르나요?” 하며 재차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신학대는커녕 중학교도 다 못 마치셨습니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이 사회에서 목사 하려면 외국에 초청으로라도 가서 박사학위라도 가져와야 쳐주는데, 하다못해 돈만 주면 나오는 대학원 졸업장이라도 가지고 있는 게 목사인데, 중학교 중퇴한 사람이 목회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도 이상하게 가슴에 와 닿는 것이었습니다. 일반 교회하고는 다른, 진실한 뭔가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것저것 물어보니, 집사님이 다 대답하기가 어려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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