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첫째 사망과 둘째 사망
둘째로, 서머나 교회의 사자에게, “이기는 자는 둘째 사망의 해를 받지 아니 하리라.”(계2:11)고 하였습니다. 그럼 둘째 사망이 무엇일까요? 둘째 사망은 첫째 사망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우선 후자의 경우, 즉 첫째 사망부터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누구나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죽음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죽음 앞에서는 너 나 할 것 없이 손을 들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백만장자가 되어 생전에 떵떵거리던 사람이라도 그 많은 돈을 관속에 갖고 가서 써먹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하긴, 세상은 넓어서 죽기를 원하는 사람도 없지 않습니다. 가령 다리가 잘라졌거나 눈이 멀어 버렸거나 하여 ‘이런 불구자의 몸으로 살아가느니 차라리 죽어 버리자’는 생각에서 한강에 뛰어들기도 하며, 또는 사랑하는 사람을 여의고, ‘그대 없는 세상에 살아 뭣하랴’ 싶어 독약을 마시기도 합니다. 모든 자살 행위는, 이유가 어쨌든, 삶보다 죽음이 낫다고 보기 때문에 저지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도 죽음을 두려워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