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5

물이 나지 못한 것을 못내 서운하게 생각하여 왔으나, 막상 임금이 되고 보니 몇 해가 못 되어 교만하기 시작하여, 외람되이 제사장 이외에는 드리지 못하게 된 제사까지도 지낼 정도였습니다.(삼상13:9) 이때 이미 선지자 사무엘은 사울에게, ‘왕의 나라가 길지 못할 것’을 경고하였습니다.(삼상13:9) 그러나 사울은 사무엘의 경고를 별로 귀담아 듣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일단 여호와께서 기름을 부어 들어 쓰신 사람을 함부로 제거하거나 교체하지 못하는 것이 하나님의 법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조만간 사울도 제거될 운명에 놓여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그 후계자 다윗을 예비해 두었던 것입니다.

사울의 교만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블레셋 군대와 싸울 때 여호와의 도움으로 이스라엘이 승리를 거두었는데, 백성들이 전쟁에 지쳐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호와의 권능을 저버리고 억지로 하루 동안 금식령(禁食令)을 내렸습니다.(삼상14:24) 이때 사울 왕의 아들 요나단은 부왕(父王)이 백성들에게 이런 명령을 내리던 현장에 없어 직접 그 명령을 듣지 못하였으므로, 배가 고픈 김에 숲 속에서 꿀을 발견하여 지팡이 끝으로 찍어 먹으니 한결 기운이 나고 눈까지 더 밝아졌습니다. 이것을 보더라도 백성들이 주린 창자를 움켜가며 싸우게 한 사울 왕의 처사가 얼마나 부당한가를 알 수 있습니다.

요나단이 부왕의 명령을 어기고 꿀을 입에 댄 것을 보고,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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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5

장정들이 부왕이 금식령을 내린 사유를 이야기하였더니, 요나단은 부왕의 부당한 처사를 심히 못마땅하게 여기고, “꿀을 좀 입에 대기만 해도 내 눈이 이렇게 밝은데 백성들이 블레셋 사람에게서 탈취하여 얻은 것을 먹었던들 얼마나 많은 전과를 올렸겠느냐.”고 한탄하였습니다.

그 날에 백성들은 블레셋 사람을 쳐서 탈취한 양과 소를 잡아 피 있는 채 먹어 버렸습니다. 저들은 임금의 명령을 어겼을 뿐만 아니라, 피가 있는 채로 고기를 날로 먹었으니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용납 못할 범죄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안 사울 왕은 그들의 정상을 참작하여 그들로 하여금 큰 돌을 가져다가 단을 쌓게 하고, 소와 양을 끌어다 먹게 하되 피 묻은 것은 먹지 못하게 단속하고, 백성들에게 믿음을 심어 주기 위해 여호와를 경배하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합당치 못한 처사였습니다. 당초에 인간의 생각으로 금식령 따위의 무리한 명령을 내린 것부터가 하나님의 권능을 외면한 처사요, 백성들이 짐승의 피를 마셔 ‘불신(不信)을 저지른’ 죄에 대하여, 이유가 어디 있든 간에, 마땅히 처벌을 내려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불문에 붙이고 여호와를 경배한다는 것은 동기 여하를 막론하고 용납 못할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러한 사울의 범죄는 사울의 간구에 하나님이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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