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0

합니다.

주님은 무엇이든지, 없는 가운데, 어려움 속에서 당신에게 드리는 것을 기뻐하십니다. ‘좁은 길을 가라.’는 주님의 말씀은 이것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세상 볼일을 다 마치고 남는 시간을 주 앞에 드리는 것을 주님은 달갑게 여기지 않습니다.

마귀가 차지하고 있는 이 세상에서 어디서나 꾸준히 주님을 의지하며, 그 뜻 가운데 움직여 나날이 변하고 달라지는 자기 자신을 의식하게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한동안 성령을 충만히 받아 잠시 주를 위해 고통을 당하다가 죽는 순교보다도 오히려 더 어려운 일입니다.

나는 이 자리를 빌려 내 지난날의 신앙생활을 잠깐 더듬어 보려고 합니다.

나는 본래 마귀를 섬기는 집안에 태어나, 예수의 ‘예’ 자(字)도 모르고 자라다가, 열여섯 살 났을 때 처음으로 교회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이때부터 아주 예수에 미치다시피 했습니다. 아침에 책가방을 끼고 나서면 학교까지 10리 길을 줄곧 찬송가를 부르면서 걸어갔으며, 학교가 파하여 집에 돌아올 때에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시험 때가 되어도 책을 들여다볼 생각은 하지 않고 성경만 읽곤 하였습니다. 잠도 집에서보다 교회에서 자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랫동안 병환으로 고생하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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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0

자 곧 홀어머니와 우리 일곱 남매는 입에 풀칠을 할 끼니를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당장 내일부터 먹을 것을 구해 와야 할 판인데, 친척들은 손을 내밀까봐 일찌감치 거리를 멀리하고, 그렇다고 우리를 돌봐 주려는 독지가가 갑자기 나설 리도 없고 하여 나는 할 수 없이 주님에게 매달려 몰래 기도했습니다.

“주님, 이 식구들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주께서 도와주시지 않으면 어찌하오리까? 살아 계신 주께서 우리 집 사정을 알고 계실 줄 믿습니다. 응답을 주옵소서.” 기도를 마치고 나서 나는, “주께서 내 기도를 들으셨을까?” 하고 혼자 생각해 보았습니다. “들으셨다면 언제 응답을 주실까?” 이리하여 생각은 항상 주님에게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기도에 자신이 없었습니다. 주께서는 내 기도를 어쩌면 들어주실 것 같기도 하고, 또 어쩌면 들어주시지 않을 것 같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응답을 주실 때까지 매달려 간구하리라고 마음먹고, 나는 아침저녁으로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자다가 깨어나 이불 속에서도 엎드려 기도하고, 네 시에 새벽 예배에 나가서도 물론 기도했습니다.

“주여, 오늘 하루를 주의 뜻대로 움직이게 하여 주옵소서! 좀 더 주님을 깊이 알게 하여 주시고, 주님에게 가까이 가게 하여 주소서.”

이렇게 주님을 찾고 부르면서 하루하루 지내다가, 한번은 새벽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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