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0

배에 나가 기도하는데 갑자기 주께서 피를 흘리는 모습이 환상으로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이 일이 있은 후로 나는 열심히 주님을 그리워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어디 가나 마음속으로 주님을 부르는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어쩌다가 심부름 값으로 50원 생기면 몰래 헌금하고, 날품을 팔아 몇 푼 손에 들어오면 전도사님에게 하다못해 양말 한 켤레라도 사다 드리곤 하였습니다.

이러는 가운데, 나는 차츰 주님과 직접 간접으로 교류하게 되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나로서는 이보다 더 큰 기쁨과 위로가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남들이 좋아하는 세상 재미는 시들하게 생각되어 자연히 멀어져 갔습니다.

나는 자나 깨나 주님과 동행하기를 간구하고, 또 실제로 그런 은혜 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뜨거운 불덩이가 떨어져 전신을 마구 사러버리는 것 같더니, 얼마 후에는 향취가 온통 코를 찌르는 것처럼 풍기다가, 그 다음에는 생수와 이슬로 온몸을 씻어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이 놀라움과 기쁨을 세상의 무엇으로 바꿀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아마 체험해 보지 않고는 잘 모를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은혜의 단계가 올라갈수록 나는 자연히 주님만 의지하고 매달리게 되었습니다. 교회에 나가 설교를 들을 때면 잘하든 못하든 주의 종의 말이라 해서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주의 종을 정성껏 받들었습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내 자신이 찢어지게 가난하여 물질로 주의 종을 충분히 돕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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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0

는 주님에게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무척 간구하였습니다. “물질을 주옵소서. 주님, 저는 헌금을 하고 주의 종을 받들려고 해도 물질이 없습니다.”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주께서는 끝내 나한테 물질을 허락하시지 않았습니다. 나는 하는 일마다 실패하곤 했습니다. 그리하여 오랫동안 가난에 몹시 시달려 왔습니다. “웬일일까?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이렇게 번번이 낭패만 보아야 하는가?”

하긴 세상에서 일해 나가려면 불가불 세상과 짝해야 합니다. 그런데 은혜가 줄곧 연결이 되니, 남들과 어울려 쓴 막걸리 한 잔 나눌 수 없는 처지고 보면, 생존 경쟁에 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나는 물 위에 뜬 기름처럼, 남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도 그건 뒷전이고, 생각은 언제나 딴 데 가 있었으니 무슨 일이 되겠습니까? 차라리 주의 은혜가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발 벗고 나서서 한번 마음껏 뛰기라도 해 보겠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이리하여 나는 진퇴유곡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궁지에 몰릴수록 나는 주님에게 호소하였습니다. 밤중까지 정신없이 기도하다가 잠자리에 들면 이불 속에서 박하사탕을 물었을 때처럼 입 속이 싸아 하고, 성령의 바람이 일면서 나는 은혜의 창파에 싸이는 것이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여전히 은혜가 연결되어, 어느 장소에 가든지 주께서 항상 같이하는 가운데, 때때로 비몽사몽간에 주님이 몸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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