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9

품이었던 것입니다.

하늘에서는 이와 같이 충분한 노자를 마련해 준 다음에, 유대 땅에 또 한사람의 왕이 났다는 말을 동방 박사들로부터 전해들은 헤롯왕으로 하여금 나라 안에 있는 두 살 아래 사내아이를 모조리 잡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게 하고 나서, 요셉에게 천사가 현몽하여 애굽으로 피신할 것을 지시하였습니다. 이때 만일 요셉이 본래 순진한 사람이 못되어 이 꿈을 인간의 머리로 풀어서 달리 해석한다면 이 역시 하나님의 일이 수포로 돌아가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요셉이라는 인간의 성품도 천사가 다 살펴서 택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늘에서 지상에 분주히 움직일 때에 사는 백성들은 복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말라기 선지 때부터 세례 요한 때까지 430년 동안, 하늘에서 선지자를 보내지 않고 하늘문을 닫아버린 시대에 사는 백성들은 여간 불행한 것이 아닙니다. 이들이 지상에서 아무리 목이 터지도록 하나님을 불러도 하늘에 상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때에는 하늘에서 지상의 일에 대하여 관여할 필요가 없게 되므로 시종 침묵을 지키게 마련입니다. “하나님이 가까이 있을 때 찾으라.”(사55:6)는 말씀은 이를 가리키는 것이며, 하나님이 종으로 부리는 선지자를 만나는 것이 복이 있는 소치가 여기 있습니다.

(2) 말씀대로 움직인 주님

주님은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사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무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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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하였습니다. 나이 열두 살에 이미 성전에서 율법학자들과 하늘의 도를 논할 정도로 머리가 뛰어난 주님은 자기 또래의 친구들과는 상대가 되지 않아 어울리지 않았고, 자기보다 나이가 훨씬 지긋한 사람들은 너무 어리다고 상종해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례 요한이 광야에서 외치며 주님을 증거할 때 주님은 군중들 틈에 끼어 모든 동태를 유심히 살폈습니다. 요한이 “내 뒤에 오시는 이는 나보다 능력이 많으시니 나는 그의 신들메를 풀기도 감당치 못하겠노라.”고 외칠 때 요한도 메시아가 누구인지 모르고 있었으며, 그를 따르는 군중들은 말라기 선지 이후 430년이라는 긴 암흑기를 지나 비로소 하나님의 사람을 만나게 되어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습니다. 그동안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제사장의 인도로 하늘에 제사를 드리고 여호와를 공경하기는 했지만 냉랭하기 짝이 없었던 것입니다. 하늘에서 선지자를 보내어 지상을 살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례 요한은 주님이 세례를 받는 군중들 틈에 끼어 자기 앞에 다가오는 것을 보고, 그제야 자기가 증거할 메시아가 바로 자기와 한 집안 사람인 나사렛의 목수임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 집안이라고는 하지만 위세가 당당한 제사장 집에 태어난 세례 요한과는 너무나 처지가 달라 평소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예수가 구세주라니,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신들메를 풀기도 감당치 못할 메시아는 어느 모로 보나 그 길 예비자인 자기보다 월등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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