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6

흑암’이 곧 이 어둠이다. 그리고 이 말에 올라탄 자도 역시 천사인데, 손에 저울을 갖고 있다. 이것은 ‘마음을 저울질하는’(잠24:12) 저울로, 어두운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義)와 믿음의 척도를 헤아리는 것이다.

한 데나리온에 밀 한 되요, 보리 석 되라고 하였는데, 한 데나리온은 로마 제국 은화의 단위이며, 당시에 일꾼 하루의 품삯이었다.(마20:2) 그러니까 환란이 일어나 하루 품을 팔아서 번 돈으로 겨우 밀 한 되와 보리 석 되밖에 살 수 없을 정도로 돈 가치가 떨어지며, 식량이 귀해진다는 것이다. 보통 때 같으면 밀 열다섯 되쯤 살 수 있었으며, 보리는 값이 싸므로 훨씬 더 많이 살 수 있었다. 밀과 보리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주식(主食)으로 먹는 곡식이며, 말세에 환란이 일어나 돈으로 곡식을 구하기가 어려워, 백성들이 몹시 곤경에 빠지겠으나 아직 끝장은 아니다.

그런데 이 환란 중에서도 감람유와 포도주는 해치지 말라고 하였다. 감람나무는 모양이 아름답고 열매를 많이 맺으므로, ‘온 세상의 주를 모시고 있는 자’(슥4:14) 곧 의인을 상징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감람나무 기름은, 의인 감람나무를 통하여 내리는 성령의 은총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리고 포도주는 주님께서 비유해 말씀하신 그대로 주의 피로서, “내 피를 마시지 않는 자는 생명이 없다.”(요6:53)고 하셨다. 그런데 이 주의 피는 의인 감람나무를 통하여 이슬과 같은 은혜로 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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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6

게 되어 있다.(호14:5) 이것은 주께서 부활하신 후에 보내겠다고 약속하신 또 다른 보혜사 성령의 은사이다.(요16:7) 그러므로, ‘감람유와 포도주는 해치지 말라’는 말은 의인 감람나무를 통하여 주의 피, 곧 이슬 같은 또 다른 보혜사 성령을 받아 간직한 사람들을 환란 때에 보호한다는 뜻이다.

넷째 인을 뗄 때에, 내가 넷째 생물의 음성을 들으니, 가로되, “오라.” 하기로 내가 보매, 청황색 말이 나오는데, 그 탄 자의 이름은 사망이니, 음부가 그 뒤를 따르더라. 저희가 땅 사분 일의 권세를 얻어 검과 흉년과 사망과 땅의 짐승으로써 죽이더라.(6:7-8)

넷째 인을 뗄 때에는 넷째 짐승, 즉 독수리 같은 동물이 나타나서 요한을 오라고 부르기에, 가보니 청황색 말이 나타났다. 이 청황색은 겁에 질린 사람의 얼굴빛을 나타내는 것으로 사망을 상징한다. 그리하여 그 말 위에 탄 자의 이름은 사망이며, 음부가 그 뒤에 곧 따르는 것이다.

음부(陰府)란, 마지막 심판 때까지 마귀가 지배하는 어둠의 세계로, 하나님께서 주관하시는 ‘지성소’와 대립되는 곳이다. 즉, 생전에 하나님의 뜻 가운데 살다가 목 베임을 당한 자는 지성소에 가 있고, 그렇지 못한 자는 다 일단 음부에 가서 심판 때까지 대기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구약 시대는 주님이 ‘말씀’의 존재로 계실 때라, 주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피를 흘리시기 전이기 때문에 아브라함, 모세,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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