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한 대목도 없지 않다. 특히 계시록의 경우에 그러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인류 역사는 주관하는 여호와와 이에 대항하는 마귀와의 싸움에서 전술상의 비밀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계시록의 해석은 각인각색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계시록 강해는 여러 가지가 간행되었지만, 저자마다 딴소리를 하므로 독자들을 꽤 어리둥절케 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여기 또 한 권을 더 펴내게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따로 있다.

즉, 이 강해는 여타의 책들과 그 성질이 다르다. 이 책의 저자는 하나님의 큰 종으로 부름을 받아 양떼들에게 신령한 꼴을 먹이는 현직 교역자이다. 그가 성령을 넘치도록 받아 수시로 주님과 교류하는 가운데, 주님으로부터 보고 들어 배운 것을 토대로 해서, 성경 말씀과 관련시켜 1년 남짓 강의한 내용을 내가 그대로 기록하여 여기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그는 강의하면서, 좀 더 깊은 말을 하고 싶지만 이해하기 어려울 터이므로 이 정도로 해 둔다고 가끔 우리에게 말하곤 했다. 그 못 다한 말은 앞으로 계속 간행되는 그의 설교집(이미 ‘에덴의 메아리’ 1, 2집이 나왔음)에 반영될 줄 안다.

이 강해는 읽어보면 알겠지만, 지금까지 숙제로 남아 있던 어려운 대목들도 체계 있게 잘 풀이되어 있다. 그리하여 오래 가려져 있던 계시록의 짙은 안개가 걷히고, 그 정체를 우리 앞에 드러내 보인다. 이것은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비로소 첩첩이 뒤얽힌 계시록의

12 계시록강해
Prologue

올과 날이 제짝을 찾아 동서남북을 환히 헤아리게 된 것이다. 모두가 저자 안에 충만한 성령의 조화이다. 그러니까 여호와의 기밀문서라고도 할 수 있는 계시록을 영적으로 풀이한 것이 바로 이 강해이다. 이제 때가 되어 계시록의 뚜껑을 뗀 것이다.

사실 이 책에는 여느 강해처럼 어떤 신학자의 주장이나, 이미 간행된 유서(類書)에서 인용한 구절 - 우연히 일치된 대목은 있을지 모르지만 - 은 들어 있지 않다. 이것이 우선 이 책의 됨됨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이영수 그는 본래 성경도 깊이 따지고 캐는 차분한 성격이 못된다. 그가 이 책을 위해 미리 준비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주님에게 그의 입술을 기계로 써 달라고 아뢴 몇 마디의 기도와 인용한 성경 구절의 장과 절을 적은 메모 정도이다.

독자들에게는 더러 낯선 말이 눈에 뜨일지 모르지만, 그것은 이 책이 지난 성격 탓이다. 아무튼 보는 눈을 가진 분들은 이 책에서 큰 은혜를 받을 것이다. 또 나로서도 그러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1975년 11월 최현

계시록강해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