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0

구름에 있는 무지개 같다.”(겔1:28)고 하였다. 또한 그 천사의 얼굴은 해와 같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주님의 얼굴을 방불케 한다. 즉, 주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 형제 요한을 데리시고 높은 산에 올라갔을 때 “그 얼굴이 햇빛같이 빛났다.”(마17:2)고 하였으며, 그 발은 불기둥 같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 천사의 손에 ‘작은 책’이 들려 있다. 이 책은 계시록 5장에 나오는, 보좌에 앉으신 이의 오른손에 들린 일곱 인으로 봉한 책과는 경우가 다르다. 그때에는 책이 봉해져 있으므로 누가 그 인을 뗄까 하고 걱정했으나, 지금의 책은 펼쳐진 것이다. 펼쳐 있다는 것은 볼 수 있는 것, 즉 실행할 때가 가까움을 의미한다. 그리고 ‘작은 책’이라고 말한 것은, 그 천사의 손에 펴놓은 책의 내용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거기에는 마지막 때에 이루어질 비밀이 기록되어 있으며, 그 내용은 많지 않다.

그 오른발은 바다를 밟고, 왼발은 땅을 밟고, 사자(獅子)의 부르짖는 것같이 큰소리로 외치니, 외칠 때에 일곱 우레가 그 소리를 발하더라. 일곱 우레가 발할 때에 내가 기록하려고 하다가 곧 들으니, 하늘에서 소리 나서 말하기를, “일곱 우레(雨雷)가 발한 것을 인봉(印封)하고 기록하지 말라.” 하더라.(10:3-4)

천사의 발이 땅과 바다를 지배할 권세를 갖고, 사자가 부르짖는 듯한 큰소리로 외치니까 ‘일곱 우레’가 울리는 소리가 났다. 땅과 바다, 즉 이 천사는 땅의 네 임금과 바다의 네 바람을 지배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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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0

것이다.(단7:2-3 참조)

이 천사가 울부짖는 소리는 여호와의 목소리로 비유되어 있다. 호세아서에는 “사자처럼 소리를 발하시는 여호와를 좇을 것이라.”(호11:10)는 말이 있으며, 아모스서에도 “사자가 부르짖은즉 누가 두려워하지 않겠느냐?”(암3:8)고 하여 여호와의 말씀을 사자의 부르짖음으로 비유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이 부분은 천사의 모습이 하나님과 주님의 모습을 닮아 있다. 그렇다면 이 천사가 곧 주님인가? 그렇지 않다. 천사란 하나님이 부리는 사자로, 그 격이 성도들보다 낮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원을 얻을 자격을 갖춘 자는 천사보다도 더욱 복이 있는 자이다. 그러기에 모든 천사들은 부리는 영으로 구원 얻을 후사들을 위하여 섬기라고 보내었다고 성경은 증거하였다.(히1:14) 이런 천사가 주님으로 둔갑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님을 닮을 정도의 권세를 가진 천사란 누구겠는가? 우리는 여기서 이긴자에 대한 주님의 언약을 상기하게 된다. 주께서는 이긴자에게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내 보좌에 함께 앉게 하여 주기를, 내가 이기고 아버지 보좌에 함께 앉은 것과 같이 하리라.”(계3:21)고 하였다. 즉, 주님의 보좌에 함께 앉는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이긴자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천사는 구체적인 인간으로, 주께서 씻어 세운 자를 상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천사가 사자와 같이 외칠 때에 일곱 우렛소리가 들려왔다. 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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