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도 그렇고, 계시록의 ‘어린 양의 일곱 뿔’(5:6)이나 다니엘서의 열 뿔(7:7)도 그러하다.
그리고 ‘머리’도 마찬가지이다. 사무엘은 사울 왕에게 여호와께서 당신을 이스라엘 지파의 머리로 삼았다고 했으며,(삼상15:17) 남편은 아내의 머리라고 하였다.(엡5:23) 그런데 마귀의 졸개에게 뿔이 열이요, 머리가 일곱인 이런 엄청난 권세가 있을 뿐더러, 그 열 뿔에 각각 하나씩 도합 열 개의 면류관이 씌워져 있는 것이다.
주께서는 빌라델비아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아무나 네 면류관을 빼앗지 못하게 하라.”(계3:11)고 당부하였으며, 보좌에 앉은 이십사 장로들이 머리 위에 면류관을 쓰고 있다고 하였다.(계4:4) 면류관은 두말할 필요가 없이 영광을 상징하며, 최대의 명예가 된다. 그런데 여기 짐승이 면류관을 썼다고 하였다. 이건 어찌된 영문인가? 이 면류관은 용에게 충성한 그 부하가 용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이른바 ‘썩을 면류관’(고전9:25)이다. 그러므로 여호와에게 충성을 다하여 얻는 면류관과는 정반대되는 저주의 선물이지만, 마귀의 세계에서는 큰 영광이 되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마귀를 잘 섬겨도 당장은 복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용한 무당이 돈을 잘 버는 경우가 그렇다. 여기서 우리는 여호와와 마귀가 서로 상극이 되어 대결하고 있는 두 세력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양자는 방대한 세력권을 형성하여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것이다.
이 ‘짐승’은 이긴자의 적수로, 그 머리에 ‘참람된 이름’이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