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3

른 자의 해침을 받지 못하도록 표를 주어 죽음을 모면하게 했던 것이다.(창4:15) 본문에 ‘표는 곧 짐승의 이름이나 그 이름의 수’라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이름은 흔히 김 서방, 박 서방 하는 그런 이름이 아니라, 짐승의 머리에 쓰여 있는 ‘참람된 이름’을 가리킨다.(계13:1)

땅에서 올라온 짐승의 표를 이마에 받지 않은 자는, 일제히 매매를 못하게 한다. 이 매매는 물건을 사고파는 것을 가리킨다기보다 모든 거래를 금하여 유무상통(有無相通)을 못하게 한다는 뜻이다. 지상에서도 전쟁 때 적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군수물자의 수송을 하지 못하도록 가로막으면, 적은 며칠 못 가서 군량이 떨어지고 탄환이 동이 나서 손을 들 수밖에 없는데, 이와 비슷한 수법이다. 마귀의 때이므로, 즉 마귀가 권세를 잡는 1,260일 동안 성도의 권세가 다 깨어지고 여자가 광야로 도망가는 때이므로 성도를 이렇게 괴롭히는 것이다.

지혜가 여기 있으니, 총명 있는 자는 그 짐승의 수를 세어 보라. 그 수는 사람의 수니 육백육십육이니라.(13:18)

여기서 말하는 지혜나 총명은 인간의 그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성령을 받아서 헤아리는 지혜요, 총명이다. 바울이 말한 “세상의 지혜가 아니라 … 비밀 한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지혜”(고전2:7) 말이다.

그리고 짐승의 수는 ‘사람의 수’라고 하였다. 사람의 수란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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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3

몇 명 있다는 그런 의미의 수가 아니라, 사람이 계산하는 수라는 뜻이다. 그 짐승의 수가 곧 666이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이 666이라는 수가 흔히 우리가 사용하는 자연수 666이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즉, 마귀 자신의 권세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하나님의 완전수 7보다 하나가 작은 6이며, 마귀는 이 정도의 권세로 세 번에 걸쳐(첫째 싸움, 둘째 싸움, 셋째 싸움) 하나님과 겨룬다. 그래서 666이라는 숫자가 나온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과 마귀가 갖고 있는 힘(전투력)의 비율이 7:6인 것이다. 따라서 마귀는 능히 하나님의 적수(敵手)가 될 수 있다. 그런 고로 6이라는 숫자는 언제나 분주하고 다툼이 있을 때 사용된다. 하나님께서 우주를 지으실 때도 6일간만 분주하셨고 7일째는 평화를 누리셨다. 마귀와 하나님과의 전쟁도 6천 년간 싸우시고 7천 년이 되는 때에는 천년안식을 예정하고 계신다. 분주하게 일을 한다는 것은, 상대가 있다는 뜻이다. 상대 없는 일이란 있을 수가 없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마귀가 갖고 있는 6수까지는 다툼을 피할 길이 없지만, 7수에 도달할 때는 마귀는 더 이상 따라올 수 없는 것이 신과 신의 섭리이다. 다시 말해서 규례인 것이다.

그리하여 마귀는 자기의 6수인 여섯까지는 하나님을 모방하는 모든 술수를 능히 할 수 있으나, 하나님의 완전수인 7수까지는 이르지 못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능력이 7이면 마귀는 6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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