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4

바벨론이여. 모든 나라를 그 음행으로 인하여 진노의 포도주로 먹이던 자로다.” 하더라.(14:8)

둘째 천사가 하늘을 나는 천사의 뒤를 이어 바벨론성이 무너졌다고 요한에게 외친다. 그리고 이 바벨론은 모든 백성들에게 음란죄를 짓게 만들어, 진노의 포도주를 먹였다고 하였다. 바벨론은 바벨로니아 제국의 옛날 수도로 느부갓네살 왕 때에 크게 번성하였으며, 왕의 신하 느부사라단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여호와의 전(殿)과 왕궁과 귀인의 집을 불살라 버리고 많은 행패를 부렸다.(왕하25:8-10) 천사가 이 도시를 인용한 것은 요한으로 하여금 쉽사리 알아듣게 하기 위해서이다. 계시록 17장에는 바벨론을 ‘땅의 음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계17:5)라고 하였으며, 예레미야서에는 “바벨론은 여호와의 수중의 온 세계로 취하게 하는 금잔이라, 열방이 그 포도주를 마시고 인하여 미쳤도다.”(렘51:7)고 하였다. 이런 바벨론이 무너졌다는 것은, 요컨대 악의 뿌리가 뽑혔다는 뜻이다.

이 바벨론은 음행으로 인하여 모든 나라에 진노의 포도주를 마시게 하였다. 당시에 포도주는 흔히 우상을 섬기는 백성들이 즐겨 마시고 추태를 부렸던 것이다. 여호와께서는 일찍이 “회막에 들어갈 때 포도주를 마시지 말라.”(레10:9)고 당부했으며, 우상을 섬기는 자들이 마시는 포도주는 ‘뱀의 독’(신32:33)이라고 경고하였는데, 우상을 섬기는 저들은 이 가르침을 어긴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우상은 세상을 하나님보다 더 중하게 여기는 것으로, 음녀란 넓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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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이를 가리키는 것이다.

또 다른 천사, 곧 셋째가 그 뒤를 따라 큰 음성으로 가로되, “만일 누구든지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고 이마에나 손에 표를 받으면, 그도 하나님의 진노의 포도주를 마시리니, 그 진노의 잔에 섞인 것이 없이 부은 포도주라. 거룩한 천사들 앞과 어린 양 앞에서 불과 유황으로 고난을 받으리니, 그 고난의 연기가 세세토록 올라가리로다.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고 그 이름의 표를 받는 자는 누구든지 밤낮 쉼을 얻지 못하리라.” 하더라. 성도들의 인내가 여기 있나니, 저희는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 믿음을 지키는 자니라.(14:9-12)

13장에 보면, 둘째 짐승이 하늘에서 불이 내려오는 큰 이적을 행하여 땅에 거하는 자들을 미혹하고, 첫째 짐승을 위해 우상을 만들게 하여, 그 우상에게 경배하는 자의 손이나 이마에 표를 받게 하였는데, 이런 자는 하나님의 진노의 포도주를 마시고, 세세토록 불과 유황으로 고난을 받게 되어 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주신 십계명의 첫째 조항이,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더라도 여호와께서 우상 숭배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 수 있다. 우상을 섬긴다는 것은 반드시 어떤 형상(形象)에 절하는 것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여호와 위주로 사는 데서 벗어난 모든 언동(言動)은 넓은 의미의 우상 숭배라고 볼 수 있다. 그러기에 주님도 “나보다 남편이나 아내, 또는 자식을 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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