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4

틀에 던지매 성 밖에서 그 틀이 밟히니, 틀에서 피가 나서 말굴레까지 닿았고, 일천육백 스다디온에 퍼졌더라.(14:17-20)

이긴자가 알곡, 곧 ‘처음 익은 열매’를 거두어들이는 것은 여호와와 마귀의 2차 전쟁 때에 일어나는 추수이고, 천사가 쭉정이, 곧 포도송이를 ‘포도주 틀’에 던져 피를 보게 되는 것은 영적 3차 전쟁이 끝나고 일어나는 추수, 즉 심판하는 광경으로 전자와는 대조적이다. 그러니까 전자의 경우에 알곡과 쭉정이를 가르는 심판자가 이긴자이고, 그 지시를 하는 자는 성전에서 나온 천사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심판자가 천사이며, 그 지시를 하는 자는 제단에서 나온 천사이다.

성전과 제단은 다르다. 즉, 제단은 성전 안에 있으며, 제물을 여호와께 드리는 단이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성전과 제단과 그 안에서 경배하는 자들을 척량하라.”(계11:1)고 하여 양자를 구분하고 있다. 제단에서 나온 천사가 하늘의 성전에서 나온 천사에게 포도송이를 거두어들이라는 지시를 하는데, 이 천사는 ‘불을 다스리는’ 천사이다. 이 천사는 불로 응답하는 하나님(왕상18:24)께서 부리는 영으로, 솔로몬이 기도를 마치자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모든 제물을 태운 것이(대하7:1) 바로 이 천사가 한 일이며, 엘리야가 갈멜 산상에서 기도하였을 때, 여호와께서 이에 응답하여 불을 내려 번제물과 나무와 돌과 흙을 태운(왕상18:24) 것도 이 천사가 한 일이었다.

이 천사가 거두어들이라고 지시한 포도송이는 쭉정이를 가리키며,

202 계시록강해
Chapter 14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고, 이마와 손에 표를 받아 진노의 포도주를 마실 수밖에 없는 자들(계14:9)이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진노의 큰 포도주 틀에 던져 성 밖에서 틀이 밟히게 된다. 그러니까 알곡은 성안에, 쭉정이는 성 밖에 밀려나게 되는 것이다. 일찍이 주님도 혼인잔치에 예복을 입지 않고 참석한 자는 사환을 시켜 바깥 어둠에 내어 던진다고 말씀했으며(마22:13) 게으른 무익한 종도 역시 어두운 데로 내어 쫓으라고 하셨는데,(마25:30) 이 ‘바깥’은 곧 성 밖이다.

요컨대 마귀의 편에서 움직인 자는 여호와의 진노를 받아, 큰 포도주 틀에 밟혀서 피가 1,600스다디온에 이르게 된다. 여기 말하는 ‘진노의 포도주 틀’도 상징적인 표현으로, 여호와를 외면하고 자행자지한 자들에 대하여 심한 처형을 내리는 형틀을 의미한다.

이 죄인들의 피가 1,600스다디온까지 퍼진다는 말은 이스라엘 온 땅에 여호와의 진노가 미치게 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1,600스다디온은 로마자로 606척, 이를 km로 환산하면 약 320km, 우리나라 이수(里數)로는 800리가 되며, 팔레스타인 남북의 길이와 맞먹는다. 그러니까 심판이 온 땅에 퍼진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시하고 있다. 당시에 여호와의 관심은 당신의 백성들이 거주하는 곳에만 쏠렸으며, 이방인은 안중에 없으므로, 이 1,600스다디온의 거리는 이스라엘 온 땅을 의미하는 것이다.

계시록강해 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