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7

죄악의 권세를 나타내기 위한 표현이다.

이 일곱 왕 가운데서 다섯 왕은 이미 지나갔고, 하나는 사도 요한 시대에 있었으며, 나머지 하나는 그 이후에 등장하게 된다. 이들은 모두 용과 함께 무저갱에 들어갔다가,(계20:3) 천 년이 지난 후 놓여나서, 그중 하나가 42달 동안 지배할 권세를 용에게 받게 된다.(13:5) ‘전에 있었다가 시방 없어진’ 이 짐승은 일곱 왕에 속하여 무저갱 속에 갇혀서 있다가 다시 나타났으니 ‘여덟째 왕’이며, 자기 때(1,260일)가 지나면 멸망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계11:7-8, 20:7-9 참조) 이런 과정은 하나님이 악의 세력을 소탕하는 크신 경륜의 하나이다.

“네가 보던 열 뿔은 열 왕이니, 아직 나라를 얻지 못하였으나, 다만 짐승으로 더불어 임금처럼 권세를 일시 동안 받으리라.” 저희가 한뜻을 가지고 자기의 능력과 권세를 짐승에게 주더라. 저희가 어린 양으로 더불어 싸우려니와 어린 양은 만주의 주시요, 만왕의 왕이시므로 저희를 이기실 터이요, 또 그와 함께 있는 자들, 곧 부르심을 입고 빼내심을 얻고 진실한 자들은 이기리로다.(17:12-14)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열 뿔’, 곧 ‘열 왕’은 악의 세력을 가리키는 것으로, 아직 졸개(나라)를 거느리지 못하고 있다가, 짐승과 더불어 한동안(1,260일) 권세를 받게 된다. 이들은 뜻을 모아 그 능력과 권세로 짐승을 도와준다. 즉, 용(龍)의 직속 부하에게 힘을 모으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영들도 마찬가지이다. 가령 엘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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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7

와 다니엘은 각각 다른 시대와 다른 지역의 사람으로 서로 안면이 없지만, 영의 세계에서는 한뜻이 되어 힘을 합쳐서 마귀에게 대항하게 된다. 그러기에 바울도 형제들에게 “같은 마음과 같은 뜻으로 온전히 합하라.”(고전1:10)고 당부하였던 것이다. 이와 같이 하나님과 마귀의 마지막 셋째 싸움을 앞두고 서로 세력을 규합하게 되는데, 이마에 각각 다른 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두 파로 갈리게 되어 있다.(계7:2, 13:16-17 참조)

악의 세력이 규합되면 주의 편에 선 의(義)의 군병들과 일대 결전을 벌이게 된다. 여기서 “어린 양과 싸운다.”는 말은 주님이 앞장서시고, 그 뒤를 따르는 의의 군병과 더불어 싸우는 것을 의미한다.(계19:14 참조)

이 싸움은 주님의 승리로 끝난다. 주님은 “만주의 주시오, 만왕의 왕이시기”(딤전6:15, 행10:36) 때문이다. 승리는 물론 주님의 승리인 동시에 주님과 함께 있는 자들의 승리이다. 여기 함께 있다는 말은 주의 곁에 있다는 뜻이 아니라, 주의 편에서 움직인다는 의미이다. 이 함께 있는 자는 ‘부르심을 입고, 빼내심을 얻고, 진실한 자들’이다.

‘부르심을 입은 자’란 주를 믿도록 인도함을 받은 자들, 쉽게 말해서 교회문을 드나드는 자들을 통틀어 가리키는 것이다. 바울이 말한 “너희가 부르심을 입은 부름에 합당하게 행하라.”(엡4:1) 한 것이나 “너희가 한 몸으로 부르심을 받았나니”(골3:15) 하는 ‘부르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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