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0

20. 천년왕국

또 내가 보매 천사가 무저갱 열쇠와 큰 쇠사슬을 그 손에 가지고 하늘로서 내려와서 용을 잡으니 곧 옛 뱀이요, 마귀요, 사단이라. 잡아 일천 년 동안 결박하여 무저갱에 던져 잠그고, 그 위에 인봉하여 천 년이 차도록 다시는 만국을 미혹하지 못하게 하였다가 그 후에는 반드시 잠간 놓이리라.(20:1-3)

19장에 이어 이 장에서도 마귀,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마귀의 괴수인 용을 처단하는 모습에 대하여 언급하고, 심판하는 광경을 기록하고 있다.

요한은 주께서 보여주는 이상을 계속해서 보는 가운데, 보여주신 순서에 따라 정리해 나가고 있다. 그래서 ‘또 보니’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 나오는 이야기들은 영의 세계에 대한 것이며, ‘무저갱’이나 ‘열쇠’나 ‘쇠사슬’ 같은 말들이 모두 상징적인 비유로 쓰이고 있다. 실제로 쇠사슬로 용을 동여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용도 영체이며, 따라서 영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천사가 무저갱(계11:7 참조)의 열쇠를 갖고 하늘에서 내려왔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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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0

러므로 이 천사는 무저갱을 열 수도 있고, 잠글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천사가 용을 잡아 큰 쇠사슬로 묶어서 무저갱 속에 천 년 동안 가둬 놓는다. 앞에서 멸망 받은 음녀(계17:16)와 짐승과 거짓 선지자(계19:20)는 다 이 용의 부하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하나님에게 대적하는 총수(總帥) 격인 용이 무저갱 속에 결박되어 들어가니, 이 용이 곧 옛 뱀이요, 마귀요, 사단이다. 이 용은 아득한 옛날부터 있는 존재로, 땅을 주관하고 있다. 그래서 태몽에서 용을 보면 세상 사람들은 길조(吉兆)로 여기는 것이다.

무저갱에 용이 갇히는 사건은 앞에서 용이 하늘에서 그 사자들과 함께 대군 미가엘에게 쫓겨나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계12:9) 이 용이 곧 옛 뱀, 그러니까 아담, 하와를 꼬여낸 뱀과 한 족속이다. 용은 이 뱀에게 자기의 진액을 부어넣어 아담, 하와를 죄로 떨어지게 했던 것이다. 그 후로 이 뱀은 하나님의 저주를 받아 형체까지 변해 땅을 기어 다니게 되고(창3:14) 냉혈동물이 되었다.

또한 용의 대명사는 마귀라고도 한다. 마귀는 용에게 직결된 악의 세력으로 용의 손발이 되어 사람의 몸에도 수시로 드나든다.(행19:16 참조) 즉, 하나님이 그렇듯이, 그 대적인 용도 직접 움직이지 않고, 지시만 내리는 것이다. “마귀가 또 예수를 이끌고 산에 올라가서 순식간에 천하만국을 보이며 가로되, ‘이 모든 권세와 그 영광을 내가 네게 주리라. 이것은 내게 넘겨준 것이므로 나의 원하는 자에게 주노라.’”(눅4:5-6) 이것은 마귀가 주님에게 한 말이다.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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