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 마귀가 천하만국을 넘겨받았다고 하였다. 넘겨받았으면, 넘겨준 자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가 곧 용이다. 이와 같이 마귀의 뒤에는 언제나 용이 도사리고 있다. 마귀는 천하의 만국을 자기 손에 넣고, 주님이 자기에게 절하면 이것을 주겠노라고 유혹했던 것이다. 이때 하나님과 용은 각각 하늘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기 마련이다. 용에 속하는 악의 무리들이 여호와의 세력에 대항하는 양상은 시대에 따라 다소 다르다. 즉, 첫째 전쟁 때에는 주로 술객(출22:18, 신18:10)이 크게 역사하고, 둘째 전쟁 때에는 음녀(계13:1)가 크게 활약하며, 셋째 전쟁 때에는 짐승(계11:7)이 큰 역할을 한다.
용은 ‘사단’이라고도 한다. 사단이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대적(對敵)을 의미하며, 마귀의 세력을 대표하고 있다. 다윗을 격동케 하여, 하나님의 힘을 의지할 생각을 하지 않고 이스라엘 백성의 힘을 과대평가하게 한 것이 바로 사단이었으며,(대상21:1) 대제사장 여호수아가 여호와의 사자 앞에 섰을 때 그 우편에서 대적한 것도 사단이었다.(슥3:1) 그리고 바울은 주님으로부터 많은 계시를 받아 교만해질까 봐 주께서 자기 몸에 가시, 즉 사단의 사자(使者)를 주셨다고 했으며,(고후12:7) 베드로는 자기를 속인 아나니아에게 사단이 들어갔다고 책망했다.(행5:3)
이와 같이 옛 뱀과 마귀 및 사단은 그 역할에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전부 용에게 직결된 악의 무리로 용의 대명사가 되어 있는 것이다.
이 용을 결박하여 천 년 동안 가두면, 악의 근원이 자취를 감추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