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2. 이긴자의 권능과 사명(1)

에베소 교회의 사자(使者)에게 편지하기를, 오른손에 일곱 별을 붙잡고, 일곱 금촛대 사이에 다니시는 이가 가라사대, “내가 네 행위와 수고(受苦)와 네 인내를 알고, 또 악한 자들을 용납지 아니한 것과 자칭 사도라 하되 아닌 자들을 시험하여 그 거짓된 것을 네가 드러낸 것과 또 네가 참고 내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한 것을 아노라.”(2:1-3)

2장에서 3장까지는 이긴자에 대한 특권과 사명에 관하여 기록하고 있다. 에베소는 소아시아의 가장 큰 도시요, 또한 제일 큰 항구이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당시의 모든 도로는 이 도시에 연결되어 교통의 요지로 소아시아에 오는 사람들의 관문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에베소는 로마에 대한 충성으로 말미암아 자유시(自由市)로 인정받아 자치(自治)가 허용되었으며, 인구 분포를 보면 원주민을 비롯하여 아테네의 이주민과 유대인, 그리고 희랍계 민족으로 구성되었으며, 범죄자들도 상당히 들끓고 있었다. 성경에 보면 바울은 에베소에 오래 머물러 있었으며(행20:31) 디모데는 에베소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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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감독의 칭호를 얻었다.(딤전1:2)

이와 같은 에베소는 신앙의 중심 도시이기도 하였으나, 오늘의 에베소는 폐허만 남아 갈대가 무성한 늪지대로 되어 버렸다. 가이스타 강에서 밀려오는 진흙을 제거하려는 노력도 무위로 돌아가, 에베소의 옛 항구는 해변에서 10킬로미터나 밀려나 황무지가 된 것이다.

다음에 에베소 교회에 대한 주님의 칭찬이 기록되어 있다. 즉, ‘네 행위’가 무던하다고 칭찬한 것이다. 여기서 ‘너’란 에베소 교회의 목회자를 가리키며, 그 행위는 주의 법도 안에서 교회를 위해 움직인 모든 언동을 의미한다. 당시에 에베소는 자유시로서 로마 병정이 주둔하고 있지는 않았으나, 로마의 세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그러한 환경에서 교회를 이끌어 나가면서 부흥시킨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거기에는 많은 ‘수고’가 따르기 마련이다. 목회자는 자기 신앙을 잘 간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남에게 하늘의 도를 전파하여 믿음 가운데 이끌어 들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에 따르는 수고는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인내가 필요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내란 다만 고생을 꾹 참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란과 핍박을 용감하게 감당해, 그것을 은혜와 영광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주께서 그 쓰라린 십자가를 지고 승리하신 것을 본받아, 무슨 일을 당하여도 참고 이겨 나가 믿는 자들에게 본이 되는 것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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