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마가의 다락방에서 120문도가 불 같은 성령을 받고 흩어져 전도하는 동안에 그들 앞에 가로놓인 애로와 고초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때로는 토굴 속에서, 때로는 움막 안에서, 또 때로는 허허벌판에서 그들은 헐벗고 굶주리며 모든 고난을 이긴 보람이 있어, 각처에 교회를 세워 하나님에게 영광을 돌렸던 것이다.

그리하여 에베소 교회에도 많은 무리가, 심지어 주님을 대적하던 서기관과 바리새교인 및 그 밖의 유대교인들까지도 입교하게 되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교회 안에는 하나님의 법도에 어긋나는 ‘악한 자들’도 생겨났다. 여기서 말하는 악한 자란 적그리스도나 낡은 율법을 주장하는 이단들을 가리킨다. 그러나 에베소 교회에서는 이런 무리들을 결코 용납하지 않고, 가차 없이 잘라 버렸던 것이다. 또한 이런 무리들 중에는 자칭 사도라 하는 자들도 섞여 있었다. 주께서 사도들에게 성령과 권능을 베풀어 이들로 하여금 주의 일을 열심히 하게 했으나, 나중에 한두 사람씩 순교를 당하여 지상에서 사라지자, 스스로 사도라고 나서서 떠들어 대는 자들도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에베소 교회는 이런 자에게 현혹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시험하여 가짜 사도임을 드러내었다. 이것은 에베소 교회의 신도들이 그만큼 믿음이 두텁고 은혜가 많았다는 것을 입증한다. 그래서 주께서는 이 사실들을 알고 칭찬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2)을 버렸느니라.

36 계시록강해
Chapter 2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진 것을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치 아니하면 내가 네게 임하여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2:4-5)

다음은 에베소 교회에 대한 주님의 책망으로, 그것은 다름 아닌 처음 사랑을 버렸다는 것이다. 그럼 사랑이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가? 레위기에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타국인이 너희 땅에 우거(寓居)하여 함께 있거든 너희는 그를 학대하지 말고 너희 중에서 낳은 자같이 여기며 자기같이 사랑하라.”(레19:33-34) 이것이 곧 구약 시대의 사랑이다. 예컨대 미국 사람이 한국에 와서 함께 사이좋게 살면 그를 자기같이 사랑하라는 것이다. 이 말씀을 뒤집어 보면, 타국인이 너희 땅에 와서 함께 사이좋게 살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구약 시대의 법도를 대표하는 모세의 율법은 이런 조건부의 육적인 사랑을 가르쳤다. 즉, 자기편이면 사랑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신약 시대의 사랑은 이와 다르다. 마태복음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5:43-44) 다시 말해서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레24:20) 이것이 구약 시대의 법도이며, 자기편만 사랑하고 원수는 미워하는 것이지만, 신약 시대의 사랑은 자기편은 물론 원수도 사랑하는 것이다.

계시록강해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