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신약 시대에 와서는 모세 율법을 잘 지켰느냐 못 지켰느냐 보다도, 성령, 곧 은혜를 받았느냐 못 받았느냐가 문제이다. 아무리 열심히 여호와를 경외하고 주님을 섬긴다고 하더라도, 성령을 받지 못하면 신앙의 생명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제까지는 나쁜 짓을 했어도 오늘 성령을 받으면 그만이지만, 어제까지 모든 규례를 잘 지켜 왔더라도 오늘 성령을 받지 못하면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다. 주께서 말씀하신 회개는 행했느냐 못 행했느냐 하는 회개가 아니라, 받았느냐 못 받았느냐 하는 회개이다. 그리고 성령을 받았어도 놓치면 다시 받기 위해 회개해야 한다.

주께서는 회개하고 “처음 행위를 가지라.”고 하셨다. 그런데 이 “행위”는 무엇을 가리키는가? 2장에는 ‘행위’라는 말이 2번 나오는데, 그 의미는 각각 다르다. 즉, “내가 네 행위를 알고,”의 행위는, 모세 율법에 입각한 행위를 가리키며, “처음 행위를 가지라.”의 행위는, 자유 율법에 입각한 그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자기 마음에서 착하게 움직이는 것이 모세 율법에 의한 행위라면, 성령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이 자유 율법의 행위이다. 신약 시대에는 이 후자가 소중하다. 그러므로 주께서도 “너희는 자유의 율법대로 심판 받을 줄 알고 행동하라.”(약2:12)고 경고하였던 것이다.

주께서는 만일 회개치 않으면, 촛대를 옮기겠다고 말씀하셨다.(계2:5) 주님은 인간이 성령의 힘으로 사랑에 이르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주께서 요구하시는 사랑은 성령과 표리일체의 관계에 있다. 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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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성령이 곧 사랑이요, 사랑이 곧 성령이다. 바꿔 말하면 참사랑을 하려면 성령을 받아야 하고, 성령을 받으면 참사랑을 하기 마련이다.

그럼 촛대를 옮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촛대는 제사 때에 필요한 것으로, 어둠을 밝히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이 촛대를 교회의 대명사로 삼았다. 이 촛대의 주인공은 바로 주님이다. “빛이 세상에 왔으되, 어둠이 깨닫지 못한다.”(요1:5)는 말씀의 ‘빛’이 곧 주님이며, 어둠은 세상이다. 그러므로 “촛대를 옮긴다.”는 말은 빛을 옮긴다는 뜻으로, 주께서 떠나심을 의미하는 것이다.

오직 네게 이것이 있으니, 네가 니골라당(黨)3)의 행위를 미워하는도다. 나도 이것을 미워하노라.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 이기는 그4)에게는 내가 하나님의 낙원에 있는 생명나무의 과실을 주어 먹게 하리라.(2:6-7)

주께서는 당을 짓는 무리에 대하여 미워한다고 말씀하였다. 부활하신 주님도 이와 같이 죄에 대해서는 미움을 품었다. 당이란 교회에서의 모든 분파 작용을 가리킨다. 교회에는 자고로 이와 같은 폐단이 종종 있었으며, 당시에 에베소 교회에도 이런 상서롭지 못한 일이 있었다.

니골라당의 내용에 대해서는 상세히 기록되어 있지 않으나, 버가모 교회에 대해서도 그 폐단을 지적하고 있다.(계2:15) 그런데 버가모 교회에 보내진 편지에서 니골라당 사람들이 발람의 가르침을 받은 자들과 같은 부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계2:14) 니골라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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