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이 라오디게아는 기원전 250년에 수리아의 안디오쿠스가 세우고, 아내 라오디게에의 이름을 따서 라오디게아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도시는 동양에 이르는 대로변에 자리 잡고 있어, 상업이 발달되고 또 전략상으로도 매우 중요시되었다. 그 후 기원전 61년에 큰 지진이 일어나 대파되었는데, 시민들은 워낙 부유한데다 독립심이 강하여, 로마의 원조도 거부하고 자기들의 힘으로 재건하였다.

주님은 일곱 교회에 당신 자신을 각각 다른 모습으로 나타내 보이셨는데, 그것은 교회마다 믿음의 정도와 놓인 처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라오디게아 교회에는 주께서 당신을 먼저 ‘아멘’으로 표현하였다. 이사야서에 보면 하나님은 ‘진리의 하나님’(사65:16)이라고 하였는데, 히브리 원어에는 ‘아멘의 하나님’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 아멘이라는 말은, 주님의 말씀은 진실하며 그 언약은 믿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주님은 당신을 ‘하나님의 창조의 근본’이 된다고 하셨다. 이 계시록을 기록한 사도 요한은 요한복음에 주님을 “말씀으로 태초에 계셨다.”고 하고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다.”(요1:1-3)고 기록함으로써, 주께서 창조의 대업에 동참하였다는 것을 우리에게 전하였지만, 여기서는 주께서 직접 이 사실을 증거하고 있다.

주님은 라오디게아 교회에 대하여는 다른 교회와는 달리 칭찬의 말씀은 한마디도 없다. 그리고 이 교회 신도들의 신앙의 열도가 ‘차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미온적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80 계시록강해
Chapter 3

을 책망하고 있다. 차지도 덥지도 않다는 것은, 요컨대 신앙 상태가 매우 무기력한 것을 말한다. 즉, 별로 잘하지도, 못하고 잘못하지도 않는, 그러니까 이렇다 할 죄에 빠진 것도 아니고 자진해서 선을 행하는 것도 아닌 뜨뜻미지근한 상태이다. 오늘날에도 돈푼이나 있고 근심 걱정이 없는 신도들 사이에서 이런 사람들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것은 어찌 보면 좌우에 치우치지 않고 중용을 가는 점잖은 태도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신앙에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태도란 가장 배격해야 할 일이다. 그러므로 주께서는 이런 자들을 당신의 입에서 “토해 내겠다.”고 경고하였다. 토해 내치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 후부터는 은혜가 가지 않고 말씀이 끊긴다.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고, 물이 없어 기갈이 아니며, 하나님의 말씀이 없어 주리고 기갈”(암8:11)이라고 하였다.

네가 말하기를 “나는 부자라, 부요하여 부족한 것이 없다.” 하니, 네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하도다.(3:17)

이 말씀은 육적인 것과 영적인 것으로 구분해서 기록하고 있다. 즉, ‘부자라, 부족한 것이 없는’ 것은 전자에 속하고, 그 후의 말씀은 후자에 속한다. 라오디게아는 당시에 지상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로, 시민들은 부족한 것 없이 살았는데, 이것까지는 좋다고 하더라도, 세상 사는 재미 때문에 하나님까지도 멀리하였다. 그러므로 육적으로는 부족한 것이 없었으나, 영적으로는 족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계시록강해 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