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

4. 성령은 이렇게 역사한다

(1) 성령의 기능

인간을 가리켜 흔히 ‘만물의 영장’ 이라고 해서 마치 인간이 이 세상의 주인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한 나머지, 하나님까지도 부인, 또는 외면하는 폐단이 있는데, 이것은 이만저만한 인식 부족이 아닙니다. 인간은 어디까지나 피조물로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 지구 위에 인간이 살 수 있도록 마련해 주신 일정한 여건에 따라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가령 공기 같은 것도 그런 여건의 하나로, 만일 여호와께서 지구의 공기를 거둬 버리면 인간은 물론 파리 한 마리도 이 땅에 살 수 없게 됩니다. 저 하늘과 태양과 땅과 물, 곡식, 이 모든 것은 여호와께서 우리의 생존을 위해 마련해 주신 은총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요긴한 이와 같은 은총에 곁들여,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는 성령의 은총까지도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엄청난 하나님의 사랑을 저버리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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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일쑤인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특히 성령의 은총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찍이 바울이 에베소에 와서, 신도들에게 “성령을 받았느냐?”고 물었을 때, 그들이 “우리는 성령이 무엇인지도 모른다.”고 대답한 적이 있는데, 2천 년이 지난 오늘에도 이런 몰지각한 일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실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독교의 생명은 성령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를 믿음 가운데 인도하는 것이 성령이고, 그 믿음을 키워 나가는 것도 성령입니다. 성경을 아는 것은 성령의 조화이며, 기도하는 것도 성령의 힘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죽음에서 건져내는 것도 역시 성령입니다. 그러므로 성령이 없으면 기독교는 사라지고 맙니다. 이 성령은 주님이 십자가에서 산 제물이 되심으로써 우리에게 보내 주신 하나님의 놀라운 은총입니다. 즉 그것은 피의 선물입니다. 그러기에 주께서는 “내가 떠나가는 것이 유익하다.”(요16:7)고 말씀했습니다.

그러나 영의 이런 깊은 내막을 알지 못한 베드로는 주께서 십자가에서 고난을 당하고 사흘 만에 살아나게 된다는 말을 듣고,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하지 않습니까?” 하고 간하였던 것입니다.(마16:22) 이것은 물론 제자로서 스승의 신변을 걱정해서 한 말이지만, 결국 하나님의 역사를 가로막는 소행이므로 베드로는 ‘사단’이라고까지 책망을 듣게 되었던 것입니다.

주님의 수제자가 이 모양이니, 그 밖의 사람들이야 말해 뭘 하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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