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

그돌라오멜은 주위 여러 작은 왕국들을 자기 산하에 거느리고 12년 동안 군림해 왔습니다. 그 지역은 싯딤 골짜기, 곧 요단강 서부 일대로, 기후가 온화하고 땅이 기름질 뿐더러 소금도 많이 나며 백성들은 비교적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돌라오멜의 지배를 받아 오던 여러 왕국들이 반기를 들고 일어나, 소돔과 고모라를 비롯한 다섯 나라가 합세하여 그돌라오멜과 그 동맹국을 상대로 싯딤 골짜기에서 크게 싸우다가 패하여 도망치게 되었는데, 이 바람에 소돔에 살던 아브람의 조카 롯도 잡혀가고, 재물까지 약탈당했습니다. 아브람은 마므레에서 지방 유지로 부유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이 소식을 전해 듣고 자기가 거느리고 있던 사병(私兵) 318명을 동원하여 그돌라오멜과 그 동맹국을 밤중에 습격하고, 롯을 비롯해서 잡혀간 모든 백성들과 빼앗긴 재물을 되찾아 왔습니다. 이들 사병은 본래 도적으로부터 집을 지키는 임무를 맡고 있었으므로 야간 전투에 능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 특공대가 승리를 거두게 된 배후에도 물론 여호와의 입김이 작용하였습니다.

그러자 소돔 왕을 비롯한 그 밖의 많은 동맹국 왕들이 아브람의 개선을 반갑게 맞아 주었는데, 이들 왕들 중의 한 사람인 살렘 왕 멜기세덱은 떡과 포도주를 갖고 나와서 아브람을 환영해 주었습니다. 그는 일국의 임금인 동시에 제사장으로 아브람에게 하나님의 이름으로 축복을 하였으며, 아브람은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바쳤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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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5

다.(창14:20)

그리고 소돔 왕이 아브람에게, 적의 포로가 되었다가 풀려난 자기 백성만 돌려주고 모든 전리품(戰利品)은 다 가지라고 말하자, 아브람은 여호와를 힘입어 싸움에 이겼는데 소돔 왕 덕분에 많은 전리품을 차지하여 부자가 되었다는 말을 들을까 염려한 나머지 이를 사양하고, 실오라기 하나도 사사로이 취하지 않았습니다.(창14:23)

위의 이야기는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만, 여기에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깊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 나오는 멜기세덱에 대하여 잘 알아야 합니다. 떡과 포도주를 갖고 와서 아브람을 환영하고 축복해 준 멜기세덱은 대체 어떤 인물일까요? 아브람으로 말하면 여호와께서 일찍 믿음의 조상으로 점을 찍어 놓은 하나님의 사람으로, 구약시대를 통틀어 가장 큰 인물입니다. 그런 아브람에게 축복을 하자 아브람이 그에게 십일조를 바쳤다면, 그는 당연히 아브람보다 더 위대한 인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는 살렘 왕과 제사장을 겸한 자연인(自然人) 멜기세덱에 그칠 수 없는, 그 이상의 어떤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다윗은 이상을 보고 말했습니다. “여호와는 맹세하고 변치 아니하시리라. 이르시기를 ‘너는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아 영원한 제사장이라.’ 하셨도다.”(시110:4) 여기서 말하는 “너”는 주 예수님을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주께서 장차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제사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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