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 기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해가 바뀌어도 아내 사래의 몸에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아브람은 낙심하여 수심에 잠겼습니다.
이것을 옆에서 바라보던 사래는 남편에 대하여 여간 미안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루는 남편에게, 아무래도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자식을 주시지 않을 모양이니, 여종 하갈과 동침하여 자식을 두는 것이 좋겠다고 넌지시 말했습니다. 아브람은 사랑하는 아내의 갸륵한 청을 받아들여 얼마 후에 하갈이 임신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아브람이 85세 때의 일이며, 그러니까 하나님의 소명(召命)을 받은 지 10년이 지나서였습니다.
나이 86세에 바라던 자식을 두게 되었으니, 아브람이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아브람은 하갈이 임신하게 되자 아내 사래와는 차츰 거리가 멀어졌고, 하갈을 극진히 사랑하는 한편, 하갈은 하갈대로 주인의 아기를 배게 되면서부터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즉 자기도 이제는 보잘것없는 하녀가 아니라, 이 집안의 대를 이을 자손을 뱃속에 품은 어엿한 아내임을 자부하고, 자식을 낳지 못하는 사래를 멸시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딱하게 된 것은 사래였습니다. 남편의 사랑은 점점 식어가고 하녀에게까지 괄시를 받게 되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래는 남편에게 항의했습니다. 나는 당신을 위해 지금까지 희생해 왔는데, 이제 와서 괄시하기냐고 말입니다. 그러자 워낙 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