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8
“아, 아니올시다. 저희들은 식량을 구하러 왔습니다.”
“아무래도 수상한 걸. 얼굴들이 비슷비슷하군 그래.”
“저희들은 모두 열두 형제로, 막내는 아버지와 함께 가나안에 남아 있고, 또 동생 하나는 온데간데없어져 버렸습니다.”

이 ‘온데간데없어진’ 동생은 물론 요셉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속으로 사뭇 울먹이던 요셉은 특히 아버지 야곱의 소식을 듣고 복받치는 눈물을 감당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일체 내색을 하지 않고 여전히 형들을 정탐꾼으로 몰면서, 친동생 베냐민을 불러들이라고 호통을 쳤습니다. 이처럼 궁지에 몰리자 저들은 서로 마주보면서 한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벌을 받아서 싸지. 같은 핏줄인 아우를 생매장해 버리려다가 이방인에게 아주 팔아 넘겼으니.”
“그때 요셉이 얼마나 우리에게 애걸했는지 몰라. 그런데 어쩌자고 그런 어리석은 짓을.”
“내가 뭐랬어. 죄 짓지 말라고 하잖았어?”

르우벤이 하는 말이었습니다. 이들은 요셉이 애굽 사람이라, 자기네 말을 알아듣지 못할 줄 알고 이렇게 수군거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셉은 이 말을 옆에서 다 듣고 있었던 것입니다. 요셉의 심정이 어떠했겠습니까? 그는 너무나 기이한 상봉 앞에 어리둥절하고, 또 형들을 측은하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요셉은 복받치는 눈물을 주체할 길이 없어 잠시 몸을 피해 실컷 울고 나서 그들 앞에 나

200 에덴의 메아리3권
Chapter 8

타나, 시므온을 볼모로 삼아 옥에 가두고, 베냐민을 데려오게 하라고 일렀습니다.

이리하여 요셉은 자기의 친동생(배가 같은) 베냐민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함께 온 형들과 베냐민을 총리 관저에 안내하여 진수성찬을 베풀었습니다. 요셉은 다시 저들에게 아버지의 안부를 묻고 나서, 친동생에게 말을 건네었습니다.

“네가 베냐민이냐?”
“네”
“하나님께서 네게 특별히 축복을 베푸시기 바란다!”

요셉은 목이 메어 안방에 들어가 마냥 울고 나서, 다시 나타나 이들과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니까 애굽 총리의 관저에 야곱의 열두 아들이 자리를 같이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좌석을 두루 살펴보니 맏형 르우벤에서 시작하여 나이 순서대로 앉아 있을 뿐 아니라, 막내 베냐민 앞에는 음식이 다섯 곱절이나 더 많이 놓여 있었습니다. 저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애굽의 총리가 어떻게 우리들의 집안 사정을 이렇게 잘 알고 있을까 해서였습니다.

한편 요셉은 늙은 아버지를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 나머지 하나의 간계를 생각해 냈습니다. 즉 아무래도 형제들에게 그냥 말로만 아버지를 만나고 싶다고 일러서는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 같아, 형제들의 나귀에 양식을 잔뜩 실어 보내게 하고는 베냐민이 몰고 온 나귀 등에 실은 쌀자루 속에 자기가 애용하던 은잔을 슬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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